내작은 서랍속의 음악 11월 - 시인과 촌장의 3집 ‘숲(1988)’
옛 시대를 모르는 MZ세대들도 익숙한 ‘가시나무’ 곡 수록돼
포크 음악의 향수, 고통과 성찰, 동화적 느낌의 평온함 담아
“ ~그 고운 무지개 속 물방울들 처럼 행복한 거기로 들어가,
아무 눈물없이, 슬픈 헤아림도 없이, 그렇게 만날 수 있다면 있다면…”
- ‘좋은 나라’ 중에서
1988년에 시인과 촌장(하덕규, 함춘호)이 발표한 음반으로 대한민국 음악전문가들이 뽑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중 31위로 뽑힌 명반이다.
그 시대를 모르는 요즘 세대들도 너무나도 익숙할 만한 ‘가시나무’라는 곡이 수록된 앨범으로,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동아기획’에서 발매한 앨범으로 하덕규의 자작곡 10곡이 수록되어 있다. 하덕규는 작사, 작곡 이외에도 프로듀싱, 편곡은 물론 앨범 표지작업도 직접 했다고 한다.
당시 같은 멤버였던 함춘호는 함께하지 않았고, 그 역할은 가수 조동진의 동생인 조동익이 함께 했다는 후문이다. 하덕규는 앨범 속지에 손 글씨로 조동익에게 ‘프로듀스와 편곡 등 많은 일들을 도맡아 해준 내 사랑하는 친구 동익에게, 그의 인내에 경의를 표한다’고 특별히 기록을 남겼다.
하덕규는 당시 기독교 신앙에 빠져 있는 상황이어서 인지, 이 앨범속에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이 지배적이고, 이 앨범 발표 이후 그는 음악적 방향을 완전히 ‘CCM’으로 틀면서 대중음악 활동을 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시인과 촌장의 앨범 중에서 제일 아끼는 앨범이다. 얼마전 전국민의 슬퍼했던 ‘1029참사’에 대한 위로의 마음으로 앨범을 트랙에 건다.
교회 종소리와 함께 숙연함으로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를 읊조리듯 ‘가시나무’가 서글픈 고통을 노래한다. 이 곡은 많은 후배가수들의 리메이크로 지금도 불리워지는 곡이다. 이어서 플루트와 어쿠스틱 기타연주가 인상적인 ‘새벽’이 서정적인 슬픔을 노래한다.
이어지는 ‘새털구름’과 ‘나무’는 당시 포크음악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고, 다음 곡 ‘새날’은 장중한 피아노 솔로 곡으로 고통과 성찰을, 다음 곡 ‘때’와 ‘새봄나라에서 살던 시원한 바람’이 동화적 느낌으로 평온함을 노래한다.
이 앨범의 최애곡인 ‘좋은 나라’는 개인적으로 이 앨범을 좋아하게 만든 곡이다. 가사를 음미하면 더 좋은 곡이다. 끝 곡 ‘숲’은 가벼운 기타 연주와 함께 “저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 내 젊은 날의 숲”을 노래하며 앨범을 마무리 한다.
이 들의 곡은 이외에도 ‘사랑일기’, ‘비둘기에게’ 등이 대중 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이 앨범을 끝으로 시인과 촌장이라는 이름으로는 더이상 새로운 음반 발매는 없었다. 하덕규는 목사로 활동 중이고, 함춘호는 지금도 기타세션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에 있다.
☞ 유튜브 검색창에 ‘시인과 촌장’을 검색하고 감상하세요. 항상 볼륨은 크게…
'병원매거진 > 내서랍속의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대를 초월했던 위대한 기타리스트 ‘제프 벡(Jeff Beck)’의 역작‘Blow by Blow(1975)’ (0) | 2023.03.06 |
---|---|
나의 찬란 했던 스무살, 내 작은 서랍 속, 추억의 소환 (0) | 2023.01.31 |
상실과 망각에 갇힌 회색빛 도시풍경을 노래 (0) | 2022.10.27 |
이탈리아 블루스의 제왕과 팝스타와의 만남 (1) | 2022.09.29 |
20세기를 대표하는 미니멀리즘 피아니스트 (0) | 2022.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