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병원매거진/한라문예

미완성인 삶에 마음의 지도를 그리며

제주한라병원 2022. 4. 28. 10:49

 

코로나19가 한창인 요즘은 외출도 외식도 거의 못해서 매 끼니를 집에서 만들어 먹을 기회가 많아졌다. 집밥이 마치 유행처럼 번져서인지 동네마트에 가면 음식재료나 소스들을 보면 원산지는 물론 유통기한, 요리방법까지 자세히 적혀있다.

 

이렇게 자세히 적혀있는 음식의 레시피처럼 나에게는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어떻게 슬기롭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이 자세히 적혀있는 삶의 지도를 가지고 태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빌브라이든이 쓴 ‘Body’에 보면 우리 몸 속 세포에 있는 DNA를 잇다보면 지구에서 명왕성에 이를 만큼 길다고 한다. 현대과학의 발달을 통해 그 수많은 DNA에 있는 정보를 상세히 분석할 수 있다면 아마도 우리 삶의 지도도 찾아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아직은 미완성이기에 우리는 하루하루의 삶에 매일같이 고민한다.

 

인생이 직선으로만 끊임없이 가고 상승곡선으로만 계속 잘 풀리기만 한다면 우리는 단조롭고 나른한 삶을 살게 되리라. 가끔은 인생 곡선도 그려보고 험난한 길도 도전해 보면서 나의 에너지를 시험해 보는 것도 삶의 즐거운 조각 일 듯하다.

 

예전에는 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아예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자포자기하듯 “안 되는 것은 차라리 포기해버리자. 그래야 마음만은 편하지…” 스스로 주문처럼 되뇌이며 나를 억압했었다.

외부의 세계는 늘 나를 방해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정말 사방이 지뢰밭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왔다.

 

굴곡진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위기극복의 경험치를 통해 성숙해졌고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차츰 익숙해져 가는 일상에 안주하지 않고 가끔씩 앞도 보고, 옆도 살피면서 내 삶의 과제를 수행해 가고 있다.

마음의 지도 레시피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말 것”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미완성된 내 삶의 부분들을 채워간다면 완성된 삶의 퍼즐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약제과 이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