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와 비슷하지만 멸종위기 2급 맹금류

비둘기조롱이 Amur Falcon (Falco amurensis )

 

비둘기와 비슷하지만 멸종위기 2급 맹금류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인 조롱이는 맹금류로 봄과 가을 이동 시기에 드물게 볼 수 있는 희귀한 나그네새이다. 봄과 가을에 중산간지역 초지대나, 해안가 근처의 농경지에서 1~2개체, 또는 많게는 100개체가 관찰되기도 한다.

비둘기조롱이는 비둘기의 모습과 조롱이의 모습을 섞어 놓은 듯한 맹금류이다. 숫컷은 비둘기와 아주 흡사하지만 생활 습성은 전혀 다르다. 비둘기조롱이는 몽골, 시베리아 남동부, 중국 동북부 그리고 북한의 고산지대에서는 적은 수가 번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동할 때에는 우리나라를 이용하기도 하고, 중국 북부와 러시아 아무르, 우수리, 시베리아 동부로 이동하며, 몽골에서 번식을 마친 개체들은 겨울을 지내기 위해 유라시아 대륙과 동남아시아, 인도양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타원형으로 지구의 반 바퀴 15,000∼22,000㎞를 이동한다. 지구를 반 바퀴 도는 월동 여행이다. 타원형의 이동 루트를 그린다는 것은 봄에 번식지로 이동하는 경로와 가을에 월동지로 이동하는 경로가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이동경로가 봄과 가을에 다르거나, 중간 기착지가 봄과 가을에 달라지는 경우는 다른 조류들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경우이기는 하지만 비둘기조롱이는 아직 그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새들이 이동하는 것은 먹이를 찾아서 이동을 하거나 기상여건에 맞춰서 이동하게 된다. 가을철에 된장잠자리가 인도에서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시기와 비둘기조롱이가 이동하는 시기가 일치하다. 비둘기조롱이는 하늘을 정지비행을 하며 곤충이나, 잠자리를 많이 사냥해 먹는다. 이동기간에 된장잠자리가 먹이원이 되지 않나 생각된다.

또 다른 추측은 장거리 이동 때에는 힘을 비축하기 위해서 기류를 이용하는 데 여기에 맞추다 보니 아프리카를 육지로 북상한 뒤 히말라야 서쪽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것이 아닐까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새들이 이동하여 월동지에 무사히 도착하기 까지는 먹이의 공급과 날씨가 굉장히 중요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어려움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환경적인 요소도 중요하다. 바로 우리 인간들의 생활 습성 때문이거나 산림의 개발, 해안의 개발이 많은 새들이 이동하다가 수난을 겪고 있기도 하다.

비둘기조롱이들은 우리나라를 떠나 중국을 거쳐 이동하며 중국과 인도 국경지방인 인도의 '나갈랜드'라는 지역은 아프리카로 내려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매년 이동시기에는 수만마리가 한꺼번에 모여 이동한다.

그래서 인도의 나갈랜드 지역은 비둘기조롱이들이 생존하며 이동하는데 아주 중요한 지역이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나갈랜드 지역 주민들은 비둘기조롱이들을 잡아 구이용으로 시장에 내다 팔고 돈벌이에 이용되었다. 포획을 위해 그물을 쳐 매년 엄청난 수의 비둘기조롱이들을 포획하여 사냥을 했다. 지역주민들에게 포획하지 말 것을 종용 하였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매년 계속되는 포획으로 인해 비둘기조롱이의 개체수는 급감하기에 이르렀다. 비둘기조롱이와 나갈랜드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이곳을 찾는 생태학자와 관광객의 관심을 가지게 되자 점차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결국 인도 정부에서는 비둘기조롱이에 대한 보호에 나서게 되었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포획금지의 필요성을 알리고 환경 교육을 강화시켰으며, 마침내 2014년에 인도에서는 법으로 정하여 비둘기조롱이의 남획이 완전히 금지 시키게 되었다.

여전히 비둘기조롱이들의 개체 수는 그리 많지 않다. 다른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과 달리 '관심 대상'으로 지정되긴 하였지만, 개체 수가 줄기 전만큼 완벽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개체수 회복이 안되는 이유는 아마 환경파괴와 개발에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환경파괴란 문제는 어쩌면 우리가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막을 수 있는 문제지만 실제는 이 이유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 생각된다.

 

 

숫컷이 정지비행을 하고 있다

암컷이 먹이를 찾고 있다

먹이사냥에 성공한 암컷이 비행하며 먹이를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