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다양성 낮아 산업화 속 야생 복원 기대난
따오기 Asian Crested Ibis (Nipponia nippon) (2)
따오기는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으나 1971년 1월에 마지막 관찰기록 이후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따오기의 주 서식처인 중국과 일본 역시 비슷한 시기에 야생에 서식하는 따오기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후 따오기의 야생 개체를 찾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으로 중국과 일본에서 야생의 개체를 찾아낼 수 있었는데, 이 또한 개체수가 너무 적어 멸종될 위기에 처했다.
일본에서는 따오기가 매우 흔한 텃새였으나 1920년대 이후로 빠르게 사라져 1970년대에는 겨우 수십 마리만 남게 되었다. 일본 정부는 1981년 야생에 남은 따오기 5마리를 포획해 동물원에서 기르며 인공 증식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개체가 2003년 죽으면서 일본에서 따오기는 공식적으로 멸종했다.
중국에서도 20세기 초반까지 흔했으나 개체수가 급감하여 더 이상 관찰되지 않다가 1981년 산시성(陝西省) 양현(洋縣)이라는 작은 마을에 야생 따오기 7마리가 극적으로 발견되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양현 지역을 특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야생 따오기를 되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개체수가 많이 늘었다.
따오기가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정확히 얘기하면 강제로 이주해 온 것이다. 30여 년간 따오기를 잊고 살아왔는데 2008년 당시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한국을 방문할 때, 양국의 점진적 우호관계를 위한 상징적 의미로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할 것을 약속하면서 다시 한반도에서 따오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2003년생인 ‘양저우’ 와 암컷인 ‘룽팅’ 은 중국의 산시성에서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으로 이사를 온 것이다. 바로 2008년 10월 17일 중국으로부터 따오기를 기증받아 경상남도 우포늪 인근에 따오기 복원센터를 건립하여 본격적으로 개체수를 증식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 2마리를 도입해 복원 사업을 시작하여 2009년 4월 1일 첫 산란으로 3개의 알을 낳았으며, 5월 4일에 이중 1개가 부화에 성공하였다. 이를 시작으로 2019년 현재 400여 마리까지 증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일본에서는 우리보다 10년이나 빠른 1999년에 따오기를 중국에서 들여와 인공 증식에 성공했고 현재는 야생에 방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는 2018년부터 야생 방사를 추진하려 하였으나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그 시기를 미루다 2019년 5월 40마리를 방사하여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방사된 따오기들은 야생적응훈련 등을 거쳐서 위치추적 장치와 다리에 개체 인식표를 달고 자연방사된 것이다.
따오기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자료목록에 가까운 장래에 야생에서는 절멸의 위험성이 높은 것을 의미하는 멸종 우려종(EN : Endangered) 으로 분류된 국제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종이다. 이들 따오기의 특징은 저어새마냥 특이한 부리를 갖고 있다. 저어새는 부리가 수저같은 모양으로 길죽한데, 따오기는 아래로 길게 굽은 부리가 큰 특징이며 비번식기에는 전체적으로 흰색이다. 얼굴에는 붉은색의 피부가 보이며 뒷머리는 긴 댕기가 있다. 번식기가 되면 성조들은 머리나 등, 날개덮깃이 회색으로 변한다.
1968년 5월에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 보호하는 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4마리를 기증받아 복원사업을 시작하여 야생에서 멸종된 지 40여년 만인 올해 5월에 40마리를 방사하였다.
이렇게 따오기를 되살리려는 국제적인 노력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해결할 문제들도 많다. 적은 개체 수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복원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 지구상에 생존한 따오기의 유전적인 다양성은 매우 낮은 편으로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무엇보다 복원시킨 따오기기 성공적으로 야생에서 살아가려면 자연 상태로 잘 보전된 습지 환경이 필요한데, 동아시아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산업화에 따른 개발 압력이 높아 따오기의 성공적인 야생 복원을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다.
지난 5월에 방사한 40마리 중 2마리가 폐사되었다. 나머지 개체들은 우포늪 주변과 낙동강 중. 하류에서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무사히 지낼 수 있도록 빌고 싶다. 이번 겨울에는 따뜻한 우리 제주까지 날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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