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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흔한 텃새였으나 환경변화로 멸종 위기

제주한라병원 2019. 7. 29. 16:25


예전엔 흔한 텃새였으나 환경변화로 멸종 위기

따오기  Asian Crested Ibis (Nipponia nippon)





따오기라는 동요는 일제강점기인 1925년에 만들어졌다. 이 동요의 노랫말이 우리 조선민족의 애환을 읊었다며 금지시켰으나 해방과 더불어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되어 아마 모르는 이가 없을 것 같다. 따오기의 노랫말과 곡은 어딘지 모르게 어두운데, 따오기의 현재 상태를 예견한 노래가 아닐는지 필자는 억측하게 된다.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곳이 어디메이뇨

내어머니 가신나라 해돋는 나라


윤극영 작곡, 한정동 작사의 동요로 민족항일기의 애달픈 우리민족의 감정이 깃들어 있다. 노랫말과 가락이 듣는 이들로 하여금 심금을 울려주는 동요이다.


따오기는 우리나라 솟대와 같은 토템신앙 속에 하나의 소재로도 사용되었을 만큼 과거 농촌에서 쉽게 관찰되는 친근한 종이었다. 이렇게 흔하게 볼 수 있는 새였는데, 1974년 판문점 인근에서 4개체, 1977년에 2개체, 1978년 12월 1개체가 확인되었으며 조류학자인 故원병오 박사께서 1979년 1월에 판문점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1개체를 관찰한 이후로는 자취를 감춰 우리나라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 많은 조류연구가들이 따오기 서식처를 찾아 헤맸지만 국내에서는 완전히 사라져 볼 수가 없었다. 


중국과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따오기들이 급격히 사라지자 많은 조류학자들이 따오기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넓은 중국 땅 13개 현을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거의 포기할 무렵 1981년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곳인 산시성(山西省) 양현(洋見)이라는 곳에서 야생 서식하는 따오기 7개체를 찾아내게 되었다. 일본 역시 사도섬에서 야생에 서식하고 있던 따오기를 찾아 포획하여 인공 번식에 나서게 된다.



중국의 양현에서 발견된 따오기들을 자연 개체수를 늘리려 노력하였으나 초기에는 개체 수 늘리기에 실패하였다. 천적인 구렁이류가 나무를 타고 올라가 알을 먹어버리는 바람에 실패를 거듭하던 중, 구렁이가 나무를 타고 올라가지 못하도록 각종 방안을 내놓기 시작하여, 그 노력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지금은 2,000여개체에 이르게 되었다. 일본 사도섬에는 300여개체가 서식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따오기가 매우 흔한 텃새였으나 빠르게 사라져 1970년대에는 겨우 수십 마리만 남게 되었다. 일본 정부는 1981년 야생에 남은 따오기 5마리를 포획해 동물원에서 기르며 인공 증식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개체가 2003년 죽으면서 일본에서 따오기는 공식적으로 멸종했다. 


그러면 따오기가 멸종 위기까지 온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환경오염을 들 수 있다. 유기염소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농업방식 때문에 따오기 개체 내에 DDT의 축적으로 무정란이 많아져 번식률이 급감하였고, 겨울철의 논밭의 면적이 감소하였으며 그나마 남은 논밭에도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수생식물의 수량과 생식을 저하시켜 먹이 자원이 부족하여 개체가 급격히 줄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사냥으로 인한 포획과 알을 훼손하는 행위가 따오기 집단을 멸종으로 몰아간 원인도 있다. 따오기 서식지를 개발하여 인간에 의한 간섭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기후 온난화와 건조화는 따오기의 서식지 감소를 불러오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개체수가 줄어들어 40여년간 볼 수 없는 새가 되어 버렸다.


2008년 오랜 시간동안 동경해오던 따오기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