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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매거진/제주의 새

국내서식 기록 없었는데 최근 확인 … 분포권 확장 추정

제주한라병원 2018. 5. 31. 10:40

적갈색따오기(Plegadis falcinellus) 

    

국내서식 기록 없었는데 최근 확인 … 분포권 확장 추정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아주 오래전에 발표된 동요 ‘따오기’ 노래가사의 일부이다.

예전에 따오기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새이며 전체적인 색깔은 흰색으로 부리가 앞으로 휘어진 것이 큰 특징이다. 다리는 짧은 편이며 적갈색이다. 봄에 밤나무·참나무 등 활엽수의 큰 나뭇가지에 마른 덩굴이나 가지를 가지고 접시 모양의 둥지를 틀며 번식하며 살았다고 한다. 19세기 말 영국의 캠벨은 ‘사냥총의 밥’이 되는 새라고까지 표현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흔했다. 습지와 하천, 논에서 미꾸라지, 작은 물고기, 개구리, 조개, 수서곤충 등을 먹고 사는 따오기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서식지가 파괴되고 이후 무분별한 남획과 농약 사용으로 먹이사슬이 끊겨 사라지게 됐다. 1980년 이후 기록이 없으며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극소수의 야생집단이 중국에서 명맥을 유지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야생 따오기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지난 4월 20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관찰되는 따오기류 3마리가 여권도 없이 불법(?)으로 제주시 한경면에 상륙했다. 바로 적갈색따오기 이다.

  적갈색따오기는 황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종으로 몸길이는 55~63cm이며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유럽 동남부, 아프리카, 호주,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분포한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갈색이라 보는 각도에 따라 검은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적갈색따오기는 지구상에 분포하는 따오기류 중 분포권이 가장 넓은 종이지만 우리나라까지는 아직까지 기록이 없었다. 이들 적갈색따오기의 분포권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로 알려져 있어 향후 우리나라도 지속적으로 관찰되어 분포권이 확산될 지 여부에 대해 관찰이 필요하다. 적갈색따오기의 출현으로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어떤 경로로 제주까지 찾아왔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국내에 서식 기록이 없는 곤충이나 무척추동물이 새롭게 발견되는 일은 종종 있지만 조류와 같은 척추동물이 발견되는 것은 흔치 않다. 더구나 적갈색따오기는 온대지역에 사는 동물인 만큼 기후온난화의 영향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분포권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적갈색따오기가 우리나라까지 날아왔을 수 있지만 기상악화로 이동 중 길을 잃었을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이 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적갈색따오기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지만 일본과 홍콩에서 ‘길 잃은 새(미조·迷鳥)’로 발견된 기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