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성 출혈환자, 골든타임내 신속 ․ 적절한 처치 필요
출혈의 어원
출혈은 영어로 hemorrhage로 그 어원은 그리스어인 αἱμορραγής이며 이는 αἷμα (haîma, “blood” 피)와 ῥηγνύναι (rhēgnúnai, “to break, burst” 나다)의 합성어이다. αἷμα (아이마)는 원래 “진한 물”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가족관계는 다른 어떤 대인 관계보다 깊고 강하다는 속담인 “피는 물보다 진하다(Blood is thicker than water)”는 어찌보면 당연한 소리이다. “진한 물은 물보다 진하다”라는 소리가 되기 때문이다.
αἷμα는 라틴어로 hema가 되는데 이게 곧 의학용어 헴(heme)으로 적혈구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핵심물질인 헤모글로빈의 주요성분이다.
영어인 blood의 어원은 고대영어인 blōd, 이것의 어원은 게르만 조어(祖語)인 blōþą이다. 피는 고대로부터 생명과 관련이 깊다는 인식이 있었으며 이에 따라 신성한 힘, 또는 창조자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보여져왔다. 게르만 조어 blōþą의 파생어인 blōþisōną는 벽에 피를 뿌리는 행위를 일컫는데 이는 신성한 힘을 가진 피를 문지방에 바름으로써 재앙을 막는다는 의의를 가진다. 이는 구약성서에서 출애굽 전날 밤 죽음의 사자가 애굽 장자들을 죽일 때 어린 양의 피를 문지방에 바른 이스라엘 백성의 집은 넘어감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은 구원받는다는 역사가 있다. 이 행위인 blōþisōną가 고대영어 blēdsian로 전해지고 이는 영어 bless, 즉 신의 가호를 받는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며 이는 피, blood와 같은 어원이다.
혈액의 어원
이러한 피의 신성한 의미는 동양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한자 피 혈 자는 血로 그릇(皿)에 담긴 핏방울의 형상(`)으로 여기서 언급된 그릇은 제사(祭祀)에 쓰이는 제기(祭器)이며 이에 담긴 피는 신성한 힘을 가진 것으로 신령에게 바치는 의미로 쓰이게 됐다.
출혈의 심각성
이렇게 동서를 통틀어 피는 신성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피는 혈관을 통해 온몸을 돌면서 산소와 영양소 등을 공급해주고 노폐물을 운반하여 신장을 통해 배설될 수 있도록 한다. 이 혈액이 몸에서 부족해지면 각종 장기, 특히 뇌에 산소, 영양소 공급이 적어져 심각한 장기손상, 사망에 이를 수 있게 된다. 빈혈, 탈수 등으로 혈액 자체가 부족할 수 있으며 동맥류 파열, 궤양출혈 등 질환에 의해 피가 날 수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출혈은 외상성이며 자동차 사고, 추락 같은 중증외상환자에서는 심각한 과다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출혈량이 많아지면 맥박, 호흡이 빨라지고 정신상태가 불안정해지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출혈의 대처, 치료
1. 과다 출혈과 그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는 손상된 혈관을 막고 이미 빠져나간 출혈량을 보상하기 위해 수액을 주입하며 심각하면 남의 피, 즉 수혈을 하여야 한다.
2. 외상에 의해 피부가 찢어지며 밖으로 직접적으로 나는 출혈은 해당 부위를 직접 압박을 하여 막아야 하며 주변의 천이나 옷을 이용할 수 있다. 출혈이 멈추지 않아 옷에 배어나온 경우에는 이 옷을 제거하면 다시 피가 나 악화될 수 있으므로 다른 옷으로 덧대어 막아야 한다.
3. 팔, 다리 같은 경우 출혈 부위에서 심장에 가까운 방향으로 5cm정도 위치에 지혈대를 설치 할 수 있으면 효과적일 수 있다. 지혈대로는 긴 옷가지 또는 벨트를 이용할 수 있다.
4. 출혈부위를 심장보다 위쪽으로 위치하면 출혈량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5. 칼, 나뭇가지 같은 날카로운 물건에 찔린 경우 이 물건 자체가 혈관에서 나는 출혈을 어느 정도 막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섣불리 제거하면 출혈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6. 외상환자는 누구든 응급수술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출혈이 심하면 탈수가 진행되어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물을 마시면 응급수술시 마취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어 금식이 필수이다.
7. 뇌출혈, 흉강, 복강 내 출혈 같이 외부에서 육안으로 출혈이 안 보이는 경우 출혈량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정신을 못 차릴 때, 심한 흉통, 복통을 호소할 때, 숨쉬기 힘들어 할 때 과다출혈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외상성 출혈 환자를 통틀어 중증외상환자는 수상으로부터 한 시간, 즉 골든 아워 (golden hour)안에 신속하고 적절한 처치가 들어가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런 금쪽같은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고발생시 빠른 구급대 연락, 그리고 권역외상센터 같은 전문치료시설로의 이송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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