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외상환자 골든타임내 처치로 생존률 높여
중증외상센터
<권오상․중증외상센터 과장>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쥬얼리호 선원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남다른 기지를 발휘해 ‘아덴만의 영웅’으로 떠오른 석해균 선장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 석 선장은 선원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가슴, 왼팔, 양다리 등 총 6군데 통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었다.
이후 석 선장이 깨어나고 치료받는 과정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고, 더불어 국가 차원의 중증외상센터 설립 지원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 높은 사망률, 외상환자 전용 치료센터 부재…외상센터 필요성 제기
질병관리본부 2008년 자료에 따르면, 2000부터 2007년까지 손상으로 인한 사망은 국내 전체 사망 원인 중 암, 뇌혈관질환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2010년도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손상 사망자 중에서 대표적인 외상원인인 운수사고와 추락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8명으로, 6번째 사망원인으로 나타났다.
<2010년도 사망원인과 사망률>
(단위 :10만명)
사망원인 | 암 | 뇌혈관질환 | 심장질환 | 자살 | 당뇨병 | 운수 및 추락사고 | 폐렴 |
사망률 | 144.4 | 53.2 | 46.9 | 31.2 | 20.7 | 18.0 | 14.9 |
('10-통계청)
당시 우리나라에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외상환자 전용 치료센터가 없었고, 중증외상분야가 응급의료체계 내에서 관리되고 있었다. 더불어 중증외상치료가 가능한 시설과 인력을 갖춘 대형병원은 질병환자만으로도 과밀화가 심각해 항상 수술실과 중환자실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발생하는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치료가 지연되거나 타병원으로 전원되는 등의 문제가 생겨났다. 중증외상환자 전용 수술실 및 중환자실 등의 시설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지만, 중증외상환자치료는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질병환자에 비해 수익이 낮고 재원일수가 길어 병원경영에 부담을 주고, 의료인으로서도 외상치료는 근무강도와 위험부담이 높아 대표적인 기피분야에 속해 자발적인 투자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특히 선진국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전문 외상환자 진료시설인 중증외상센터를 203개 마련한 미국은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중 적정 진료를 받았을 경우 생존할 것으로 판단되는 ‘예방가능사망률’을 기존 34%에서 15% 수준으로, 90개를 마련한 독일 역시 기존 40%에서 20% 수준으로 크게 개선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예방가능사망률은 2010년 기준 35.2%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높은 실정이었다.
2010년 보고된 [한국형 권역외상센터 설립 타당성 연구, 김윤] 에 의하면 전체 외상으로 한 해 동안 사망하는 28,359명 중에서 32.6% 인 9,245명이 예방 가능한 사망으로 나타났다. 만일 선진국 수준인 예방가능 사망률 10%를 목표로 한다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6,409명이 추가적으로 생존이 가능한 숫자이다. 아울러 외상환자는 주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40대 이하의 젊은 연령대가 많다는 것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경제활동 인구에서 가장 활발한 연령대에서 중요한 사망원인이 외상으로 나타난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막대한 사회경제학적 비용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이런 사회적 비용은 결국 세금이나 보험료 등의 형태로 국민 개개인에게 부담된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이러한 중증외상환자를 적극적인 치료로 회복시켜 사회로 복귀시킨다면 국가 전체적인 측면에서도 이득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투자가 요구됐고, 중증외상치료에 필요한 시설·장비·인력 및 운영지원을 통해 외상환자의 진료역량을 높이는 것이 필요했다.
☞ 보건복지부, 권역외상센터 선정 및 지원사업 실시
2012년 8월, 보건복지부는 365일 24시간 교통사고, 추락 등에 의한 다발성 골절, 장기손상, 과다출혈 등 중증외상환자에 대해 병원도착 즉시 응급수술이 가능하고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장비·인력을 갖춘 외상전용 치료센터인 권역외상센터의 선정 및 지원사업을 실시하고자 설치지원 대상 공모에 나섰다.
전국 어디서나 1시간 이내에 중증외상환자의 진료가 가능하도록 권역외상센터를 균형 배치하여 지역 내 외상진료 및 신속이송체계를 구축하고 외상진료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지역사회 중증외상 관리체계의 중추기관으로서의 역할 수행하고 보건의료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권역외상센터를 균형 배치하며 지역별 외상수요에 따라 병상규모를 조정하여 총 17개소 설치를 목표로 하여 2012년 11월에 5개를 공모·선정하였고 기존에 지정된 독립형 외상센터인 국립중앙의료원과 부산대병원을 합하여 2015년까지 총 15개의 권역외상센터가 지정되었다.
더불어 보건복지부는 외상환자의 예방가능사망률을 2010년 기준 35.2%에서 권역외상센터 설치 및 관리체계가 완료되는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20% 이하로 낮출 것을 목표로 삼았다. 생사를 오가는 외상환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긴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권역외상센터의 임무(Mission)>
· Mission 1 : 24시간 외상전담팀 운영으로 권역 내 중증외상환자 적극 치료
(치료의 질, 신속성 및 안전성)
· Mission 2 : 권역 내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 책임자 (시·도별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
· Mission 3 : 우수한 외상 전문인력 배출(외상외과 세부전문의 배출 인원)
'건강정보 > 의료컨텐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자 중증도 따라 치료순서 달라 …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0) | 2018.01.29 |
---|---|
외상성 출혈환자, 골든타임내 신속 ․ 적절한 처치 필요 (0) | 2017.12.28 |
영상의학검사 환자선량 안전 (0) | 2014.12.30 |
“대형재난시 중증별 환자분류가 중요” (0) | 2014.12.17 |
제주지역 담낭암환자 발생빈도 높아 (0) | 2014.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