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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유여행자들의 해방구 방콕

제주한라병원 2012. 10. 2. 09:56

세계 자유여행자들의 해방구 방콕

 

왕궁 안에 있는 사원, 왓 프라께오. 일명 에메랄드 사원으로 방콕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원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다양한 음식 그리고 오롯한 불교문화를 가진 태국의 수도 방콕은 세계에서 몰려든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다. 인간의 원초적인 자유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도시의 분위기는 활력과 에너지로 가득하다.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고급 호텔까지 정말 다양한 숙소와 음식 그리고 볼거리는 이 도시가 지닌 최대 강점이다. 일 년 내내 세계에서 몰려든 수 천 만 명의 관광객들이 머무는 방콕은 태국의 수도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여행의 허브도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여행을 꿈꾼 사람이면 누구나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이곳은 여행자들의 꿈과 희망을 분출할 수 있는 해방구이자 유토피아다. 특히 세계 도처에 흩어진 젊은 배낭들에게 인기 많은 방콕은 태국의 행정 중심지일 뿐 아니라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언제나 젊은이들의 열정이 넘쳐나는 방콕은 태국의 주요 네 지역, 즉 북서(팍냐)․북동(이잔)․남동(팍다이우완옥) 그리고 남서(팍다이)가 만나는 메남 차오프라야 강의 비옥한 삼각주에 위치해있다. 태국인들은 ‘반 마곡’이라는 단어가 변형된 것으로 보이는 ‘방콕’이라는 이름대신 ‘천사들의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 ‘크룽텝(Krung Thep)’이나 ‘하늘의 수도’라는 뜻의 ‘프라나콘’이라 부른다. 크룽텝이 태국의 수도로 자리 매김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767년 미얀마가 옛 샴 왕국의 수도인 아유타야를 침략했을 때 프야 탁신 장군이 1만 명의 군대를 이끌고 방콕을 거쳐 미얀마 군을 물리쳤다. 그 후 탁신 장군은 스스로 자신을 왕으로 칭하고 지금의 방콕지역을 샴의 수도로 정하면서 방콕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하지만 방콕은 샴 왕국의 수도인 아유타야로 가는 길목에 있었던 탓에 유럽인들과 상인들은 방콕을 무역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도시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탁신 왕은 크룽텝에 왕국의 수도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는 왕궁을 이전시키고 정부청사와 국회 등 여러 정치적 시설물을 건립하였다. 그 결과 지방 마을에 불과했던 방콕이 세계적인 도시로 커나갈 초석을 마련하게 되었다. 메남 강 주변에 수도원과 사원이 지어지고 사업체가 들어서면서 방콕은 국제 무역의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해나갔다. 방콕은 쭐라롱껀 왕(라마 5세, 1868-1910) 치세기에 최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방콕 최초의 대로와 10km에 달하는 전차로를 건설했다. 그 뒤로도 도시는 도약적인 발전을 했으나 일정한 도시계획 하에 발전된 것이 아니었기에 지금 볼 수 있는 것처럼 도시가 복잡한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이제는 하나가 된 똔부리와 방콕은 650평방킬로미터 안에 6백만 이상의 인구가 사는 인구밀집 도시가 되었고, 변두리 지역까지 합치면 거의 9백만에 이른다.

 

▲ 화려한 색감과 뾰족하게 솟아오른 탑이 인상적인 에메랄드 사원.

미얀마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쟁이 없었던 탓에 방콕에는 아름다운 왕궁과 사원이 여행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왓(불교사원)이라 불리는 400여 개의 사원과 수많은 조각상들로 장식된 왕궁은 방콕의 상징아이콘이다.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예술적인 면에서 이곳의 왕궁과 사원은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비경을 선사한다. 관광객들은 방콕의 사원들을 둘러보며 여러 가지 양식의 사원건축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방콕에서 꼭 보아야 할 곳을 꼽으라면 그것은 눈부시고도 장엄한 대 왕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1782년 처음 지어진 이래 150년 동안 태국 왕의 거처이자 왕정과 행정이 이루어진 근거지의 역할을 해 온 방콕의 대 왕궁은 아름다운 건축양식과 복잡한 디테일로 관광객들의 끊임없는 찬사를 받고 있으며 타이 인들의 창의성과 장인정신의 자존심을 대표하는 건축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왕궁이 방콕의 자존심을 대변한다면 차오프라야 강 주변에 서 있는 수많은 불교사원들은 크룽텝 시민들의 정신세계와 평온한 마음세계를 보여준다. 방콕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원. 그럼 어떤 것을 봐야 될까 고민이 될 것이다. 그 중심에는 왓 프라케오와 왓 아룬이 있다. 이곳의 사원들은 방콕 전형의 건축양식 뿐 아니라 태국 여러 지역의 요소가 가미된 건축양식이 특징이다. 태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원으로 손꼽히는 왓 프라케오 사원에는 햇살에 반짝이는 여러 개의 탑과 하늘로 날아갈 듯한 처마가 아주 인상적이다. 또한 한 덩어리의 옥을 세심하게 조각하여 만든 부처상인 에메랄드 불상이 모셔져있다. 이 불상은 15세기에 북쪽의 라나파(派)의 양식으로 명상하는 부처의 모습을 표현한 불상이다. 그 다음으로 방콕에서 꼭 들러야 하는 사원은 방콕 시내를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 강 서쪽(똔부리)에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는 왓 아룬이다. 일명 새벽 사원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미얀마가 쳐 들어왔을 때 아유타야를 탈환한 탁신 왕이 새벽녘에 기도를 올렸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탁신 왕이 통치하는 동안 왓 아룬은 태국 제 1의 사원으로서 역할을 다했다. 그 이외에도 많은 사원들이 있지만 방콕에서 이 두 개의 사원만은 꼭 봐야 타이의 건축문화와 정신문화를 이해하게 된다. 만약 시민들의 생활상을 보고 싶다면 방콕의 젖줄인 차오프라야 강 주변으로 가면 쉽게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차오프라야 강과 끌롱(운하)은 방콕의 역사적인 뿌리가 박혀있는 곳으로 왕국의 흥망과 도시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방콕에서 가장 매혹적인 곳으로 강변의 풍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밤과 낮의 표정이 매우 다르다. 수상택시와 쌀을 잔뜩 실은 짐배가 황금색으로 빛나는 사원과 왕궁, 그리고 별 다섯 개짜리 고급 호텔을 배경으로 유유히 떠가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끝으로 이 도시의 생생한 삶의 모습이 묻어나는 수상시장은 방콕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지금은 현지인들보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상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수상 시장의 배들은 아직도 열대 과일과 야채,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준비된 시원한 코코넛 주스와 물위에서 조리된 전통 음식들을 가득 싣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방콕의 운하에는 언제라도 배를 세우고 흥정을 할 준비가 된 노련한 여자 뱃사공들이 모는 배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예 정체가 일어날 정도이다. 생생한 색감과 소음으로 활기에 넘치는 방콕 수상시장은 정말 재미있는 곳이다!

 

 

거리에서 만난 태국의 승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