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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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마취 후 두통예방위해 머리들지 않아야

제주한라병원 2022. 4. 12. 09:34

 

마취와 관련된 궁금증

 

전신마취하면 기관삽관으로 인공호흡기와 연결해 호흡 유지
최근 마취제가 많이 향상돼 ‘마취 중 각성’은 일어나지 않아

 

 

82세 여자 환자분이 아침 식사 후에 집에서 화장실을 가던 중에 미끄러져서 넘어진 후 우측 대퇴부 통증 발생하여 응급실 내원하였습니다.

환자분은 평소에 고혈압, 당뇨, 부정맥과 10년 전 뇌경색, 경도 인지 장애로 약을 복용하시던 중이었고 당일에도 약을 드셨습니다.

정형외과 의사의 진료 후에 피검사, 심전도 검사, 흉부 x 선 검사, 대퇴부 x선 검사 후 우측 대퇴골 골절이 진단되어 수술하기 위하여 입원하였고, 마취과와 상의 후 전신 마취로 수술 진행하기로 결정되어 금식하도록 하였습니다.

 

Q1. 우측 대퇴골 골절 수술인데 왜 전신 마취를 하여야 하나요? 척추마취로 진행하면 안 될까요?

일반적으로 우측 대퇴골 골절 수술의 경우 전신마취와 척추마취 둘 다 가능한 수술입니다. 하지만 위 환자분의 경우 부정맥 및 뇌경색으로 약을 복용하던 분으로, 항혈소판제제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피가 났을 때 응고되는 것을 억제하므로 약에 따라 7일 이상 약 복용을 중단 후 수술을 진행해야 출혈의 위험성이 감소됩니다. 척추 마취시에 가는 바늘로 경막하 공간에 약물을 주입하게 되는데 이 환자분은 응급 수술로 약을 중단 하지 못한 상황이므로 피가 나서 응고가 잘되지 않으면 척수 신경을 압박할 수 있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신 마취로 진행하는 편이 더 안전합니다.

 

Q2. 마취를 받는 경우, 왜 금식을 해야 하나요??

전신마취를 하는 과정에 위의 내용물이 입으로 역류할 수 있고 이것이 기도로 흡인되어 기도를 막으면서 질식을 유발할 수 있고 또한 기관지로 넘어가서 흡인성 폐렴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시작 즉 마취 시작 8시간 전까지 금식하여 위를 공복상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명한 액체류 1-2 컵 정도(예를 들어 보리차)는 무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 당뇨, 임신 등으로 위의 내용물이 기도로 흡인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 제산제나 위 운동을 증가시켜 주는 약제를 복용하고 금식시간을 잘 지킴으로써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Q3. 전신 마취 후에 왜 심호흡을 해야 하나요??

전신 마취를 하면 의식이 사라진 후 본인 스스로 호흡할 수 없게 되므로, 입을 통해 기도에 관을 넣는 기관삽관을 통해 인공호흡기에 연결하여 수술 중에 호흡을 유지합니다. 수술이 끝나고 다시 환자분이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게 되면 기관 삽관을 제거하는데, 이때 평소보다 호흡을 작게 하면 폐가 완전히 펴지지 않는 무기폐가 발생하고 폐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호흡을 통하여 폐가 최대한 확장될 수 있게 하여 폐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Q4. 전신 마취를 한 후에 머리가 나빠지나요?

전신 마취에 사용하는 약제가 뇌에 작용하기는 하지만 최근 사용하고 있는 약제들은 작용시간이 길지 않고 빠르게 몸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마취 약 때문에 머리가 나빠지지는 않습니다.

고령인 환자나 치매가 있던 환자들이 종종 치매가 악화된다고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섬망’ 이라는 일시적인 인지 장애로,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고 연세가 많으시거나, 치매가 있던 분들에게서 종종 발생합니다.

 

Q5. 전신 마취 중에 의식이 깨지는 않나요??

영화의 소재로 마취에 걸렸으나 몸은 움직이지 않고 의식 만 깨어서 소리가 들리고 수술하는 느낌을 알 수 있는 상황이 알려져 있는데, 이것을 ‘마취 중 각성’ 이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는 최근에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입니다. 마취제가 많이 발전하였고, 기본적으로 마취 중에 환자분의 의식 상태를 확인 하는 장치들도 발전하여 마취 심도를 확인하면서 마취과 전문의가 마취를 하는 경우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Q6. 척추 마취를 한 후에 왜 꼼짝 않고 누워있고 금식해야 하나요?

완전히 꼼짝 않고 누워 있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적어도 6-8시간 정도는 머리를 들지 않고 누워있는 것이 척추마취 후 두통을 예방하는 데 좋습니다.

척추마취는 바늘로 척수강을 싸고 있는 경막을 뚫고 뇌척수액으로 마취제를 주입하는 것입니다. 이 때 바늘로 뚫은 곳으로 뇌척수액이 흘러 나와 뇌척수액의 압력이 낮아지면서 뇌기저의 통증감지 부위가 자극이 되어 두통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척추마취 후에 발생하는 두통은 가장 흔하게 환자들이 호소하는 합병증으로, 발생할 확률은 약 3.5-11% 정도입니다. 이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머리를 갑자기 들지 말고 안정을 취해야 하며, 머리를 들지 않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척추마취 후 두통의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분 마취 후에는 특별히 금식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척추 마취의 경우에는 머리를 드는 행동을 할 수 없어서 금식을 유지 하게 됩니다.

 

  <이미숙 마취통증의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