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국면 전환 … 감염병 박멸 원년 희망
지쳐가는 방역 일상에 숨통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는 말이 있다. 요즘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나오면서 언론에서 사용 빈도가 많아지고 있는 단어다.
게임 체인저의 사전적 의미는 '기존의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할 정도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꾸는 역할을 한 사람이나 사건, 제품 등을 가리킨다.'
특출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나아가 업계와 사회 전반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저커 버그,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등을 들 수 있다.
게임 체인저는 군사용어로도 적절히 사용된다. 북한이 최근에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을 하자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종전 2009년 10월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던 시절 2004년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유일하게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인정받았던 타미플루가 신종플루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면서 대유행도 종료된 바 있다. 타미플루가 게임체인저 역할을 한 것이다.
2019년 12월 코로나가 최초로 발견된 이후 치료제 개발은 더디기만 했다. 2020년 12월 FDA가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하면서 백신접종 시대를 열었으나 확실한 치료제의 등장은 계속 미뤄져왔다. 그러던 차에 대유행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치료제가 실제 사용에 들어간 것은 고무적이다.
현재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와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가 치료제로서 FDA의 긴급 승인을 받은 상태다. 중앙정부는 화이자의 코로나19(COVID-19) 경구용(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2만1천명분을 지난 13일 국내에 들여와 14일부터 투약에 들어갔다.
이 먹는 치료제는 담당약국 280곳과 생활치료센터 89곳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는 팍스로비드 76만2천명분,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의 '몰누피라비르' 24만2천명 분 등 총 100만4천명 분이다.
팍스로비드 우선 처방 대상자는 65세 이상이거나 면역저하자 중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면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 환자로 재택치료자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국내 초기 도입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후 물량 수급, 환자 발생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약 대상을 유연하게 조정 및 확대할 계획이다.
중앙정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27일에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긴급사용승인 대상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이고, 40Kg 이상) 환자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 임상연구 결과 코로나19 환자의 중증·사망 위험을 88% 낮춰줬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팍스로비드를 먹으면 산술적으로 10명 중 9명은 경증에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중증환자를 줄일 수 있어 의료 체계 여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는 이 팍스로비드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사용되는 이 먹는 치료제를 놓고 이상 반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연구 단계에서 나타난 약효가 현장에서 같은 수준으로 나타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팍스로비드만 믿고 섣불리 방역 정책을 풀 경우 유행 양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미각 이상·설사 등 경미한 부작용만 보고돼 안전성 문제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이 당연했던 지난 날이 너무나 소중해지는 요즘, 먹는 치료제의 등장에 콜로나19 국면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2년여 동안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2021년이 코로나 박멸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이 코로나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은 숨 막히는 방역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이번에 승인된 코로나 먹는 치료제가 그 숨통을 트여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더 나아가 치료율이 더 높고 부작용이 덜한 또 다른 게임 체인저가 빠른 시일내 추가로 개발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언론인 윤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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