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숲, 자연과 사람, 차와 요가 그리고 치유
웰니스 명상 요가
2019년 10월 4일
부드럽게 내려오는 햇살 한줄기가 아침을 깨우는 시간, 소나무의 뾰족한 잎사귀 위, 앉을 곳이라곤 많이도 부족해 보이는 가느다란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던 작은 새 한 마리가 푸드덕거리더니 파란 하늘을 향해 날아갑니다.
가을이 되니 하늘도 점점 멀어집니다. 멀어진다는 표현이 어린 시절에는 잘 이해가 안됐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알게 됩니다. 아마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세상의 이치를 조금씩 깨닫고 있나 봅니다.
호젓하게 산길을 걷고 있으니 동서남북으로 향하는 바람소리에 이는 소리들이 이렇게도 다양했나 싶을 정도입니다. 가을볕으로 물든 낙엽들이 솔잎이 가득한 오솔길을 잔뜩 메웁니다. 이렇게 쌓여있는 솔잎길을 걷고 있으니 겹겹의 시간들을 천천히 밟아가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좋은 숲에 나의 시간을 쌓아두고 간다 생각하니 저절로 흐뭇해집니다. 누구든 어떤 사람이든, 이 숲에서는 시간을 잊고, 시름을 잊고, 걱정을 잊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2019년 10월 5일
오랜만에 작은 담요를 하나 들고 백담호로 향합니다. 오늘도 여전히 나를 가득 채워주고도 넘칠 만큼의 햇살입니다. 가을볕은 봄과는 달리 너그럽고 온화하기만 합니다. 겨울로 가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의 볕이니 오늘만큼은 더 많이 받아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커다란 보온통에 뜨거운 물을 가득 담고, 예쁜 찻잔 하나를 선택했습니다. 오늘의 차는 로즈힙 허브차, 붉게 우러나는 차 한 잔으로 그동안 진한 커피에만 익숙했던 나로부터 조금은 멀어지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큰 키의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솟아있는 아래, 그다지 많은 그늘은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하며 담요를 폅니다. 그리고 고요하게 앉아봅니다.
많은 생각들이 내 안에서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합니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몇 분이 흘렀을까, 물소리가 들려오고 바람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그 너머로 새들의 날갯짓, 다시 햇살의 따사로움이 교차됩니다. 이러기를 몇 차례,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을 느낍니다. 천천히 몸을 움직여보기로 합니다.
큰 호흡을 따라서 팔을 펴기도 하고, 다리를 움츠렸다가, 다시 온 몸을 활짝 펴줍니다. 발끝과 손끝에 온 신경을 집중해봅니다. 평평하지 않은 땅의 느낌이 발끝부터 전해집니다. 오히려 지금, 이것이 나에게는 전혀 불편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멀리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립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떠드는 소리가 숲을 가득 채웁니다.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는 자연과 참으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들의 작고 귀여운 말소리들을 시작으로 요가를 마칩니다. 뜨거운 차를 한 잔 해야겠습니다.
우선 온기가 가득한 물로 찻잔을 데우고, 한 꼬집 정도의 차를 담고 물을 붓습니다. 붉은 색으로 물드는 찻잔이 오늘따라 유독 반짝입니다. 뒤이어 명상주발의 소리가 백담호에 울려 퍼집니다. 손바닥에 올려진 작은 그릇에서 이렇게 큰 울림이 있을 수 있다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 소리 또한 사물끼리 부딪히는 소리라기보다는 사물이 가지고 있는 파장이 울리는 소리와 같아서 더욱 신기하기만 합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한 번 크게 휘감더니 이내 사라집니다.
차 한 잔에 바람소리가 담겨져 있고, 가을햇살이 빛납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나의 마음과 정신에 바람이 스쳐지나갑니다.
올해의 가을은 유독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내가 머무는 곳이 어디여야 하는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다양하고 다채로운 형태의 고민들이 나를 묶어놓고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의 나는 성장통을 격렬하게 겪을 나이는 훨씬 지났지만 한 마디 한 마디 굵어져가며 성숙한 내가 되는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나를 위로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닌, 아주 가까이에 있는 나 스스로였다는 것을….
차 한 잔과 명상주발, 요가, 숲이 품고 있는 물 옆에서 비로소 치유가 됩니다.
프로그램 문의 064-730-1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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