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홍보위원이 만난 사람 – 소아청소년과 김민희 과장
“초미숙아에 대한 퇴원 후 관리지원시스템 절실”
선한 의료인을 만났다.
“선진국에 진입할수록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맞벌이 부부의 증가 및 가임 여성의 야근 등과 더불어 음주, 스트레스 또한 증가하게 돼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신생아 중 미숙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증가해 현재는 8~9% 정도로, 일년에 40만 명이 태어난다면 4만 명 가까이가 미숙아라고 보면 돼요. 그 중 0.7%정도가 초미숙아예요.”
미숙아 분야의 권위자로 잘 알려진 김민희 과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신생아 중 미숙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더 이상 미숙아를 개인의 문제로 볼 게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시스템을 만들어 미숙아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미숙아는 급작스럽게 발생해요. 초미숙아가 생기는 가장 많은 원인은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인한 것으로 자궁경부에 힘이 없어 태아가 자궁 밖으로 밀려 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태아의 장기 중 가장 나중에 형성되는 게 허파인데 미숙아들은 호흡할 준비를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게 된 경우라 대부분 인공호흡을 시켜요. 그러니 미숙아 치료를 위해 비행기나 배를 타고 이동할 수가 없어요. 반드시 해당 지역에서 치료를 해야 한다” 는 김 과장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도 제주도 내에 미숙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임산부의 심장이나 혈압, 자궁경부무력증에 의해 더 이상 임산부가 견딜 수 없는 경우 미숙아를 낳게 되는데 24주 이전에 태어나는 경우 대부분 사망하게 되죠. 이는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에요. 살더라도 머리에 문제가 생겨요. 하지만 24주를 넘기면 대부분 살 수 있으니 균형 있는 식사와 더불어 스트레스를 주의하면서 자궁무력증 검진을 받는 등 임산부 스스로 건강한 출산을 위한 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까지 건국대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했던 김민희 과장은 “1,000g 이하의 초미숙아를 1백 명 이상 봤어요. 일년에 미숙아를 20명 정도, 15년 이상을 봤으니 미숙아에서 발생하는 질환은 대부분 접해봤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엄숙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신생아를 대하게 된다”고 말한다.
“병원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곳이죠. 특히 신생아실은 팀으로 이뤄지는 곳으로 제주한라병원도 전담전문의 3명이 신생아중환자실을 담당하고 있다”는 김 과장은 “하지만 600g정도로 태어난 아이를 2500~3000g 될 때까지 잘 키워주고 퇴원시켜 주는데도 산모의 마음은 자신 때문에 아이가 잘못됐다는 자책감이 엄청 심해요. 당연히 산후조리는 제쳐두게 되죠. 그런데 그런 아이를 병원에서 집으로 데려간 첫날밤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긴장되고 무서울 거예요. 주위에 의논할 사람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없는 게 현실이죠”라며 초미숙아의 퇴원 후 관리에 대한 시스템 마련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예전 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미숙아와 출산부모를 지원하는 도담도담 지원센터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요. 퇴원 후 미숙아 관리지원 프로그램이죠. 지원센터에 등록한 신생아는 일 년 동안 관리지원 프로그램을 받는 거죠. 전문의료진이 육아에 대한 가족상담 프로그램과 더불어 전문의료진이 가정을 방문해 미숙아에게 생길 수 있는 질환과 생애주기에 따른 영유아 발달상황을 확인하는 등 신생아를 위한 가정간호와 물리치료까지 해 줬어요”라며 지원센터 운영방식을 알려준다.
“저체중 출생으로 작게 태어난 미숙아는 신생아중환자실을 퇴원한 후에도 후유증은 물론 정상적으로 태어난 아이들과는 다른 성장과 발달과정이 나타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양육상담과 지원이 필요하거든요”라며 지원센터를 운영하게 된 배경과 중요성을 설명한다.
“지역사회로는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와 진행한 적이 있는데 자조모임을 통해 미숙아 부모가 양육에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전문가 강연과 미숙아 부모간의 정보교류시간 등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됐어요.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이들을 위한 지원정책이 거의 없는 상태인데 제주에서 반드시 퇴원 후 미숙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희 과장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미숙아와 산모를 생각하는 진심이 묻어난다.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꾸준한 부모교육은 물론 아이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 전문가의 도움으로 건강한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퇴원 후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김 과장이 바로 그들의 가족이 아닐까.
가족은 걱정하고 도와주는 그런 거니까.
<글=원혜영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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