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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우리 마음에는 이미…

제주한라병원 2019. 2. 27. 13:29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우리 마음에는 이미…


WE호텔 숲에서 힐링하기




꽃망울이 툭툭, 터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실감하게 되는 계절의 모습, 봄이 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니, 벌써 봄은 이만큼 가까이에 와 있는데 우리의 눈은 시간과 계절의 변화되는 찰나의 순간보다 더뎌서 어쩌면 아직 볼 수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해암숲에서

2019년 2월, 해암숲에 연둣빛의 작은 새 한 마리가 분주하게 이 나무와 저 나무를 옮겨다닙니다. 몸집으로보나 빠르기로보나 참새 저리가라 할 정도로 바쁜 이 새는 동박새입니다. 찬바람이 슬쩍 숲을 한 바퀴 훑고 지나가니 빠알갛게 물든 한 두겹의 동백꽃이 얼굴을 슬며시 보여줍니다. 꽃 안에 동박새는 그 작디 작은 얼굴을 꽃 속에 밀어 넣고서는 꿀을 마시는 중인가봅니다.


이제 해암숲에서 동백잔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기저기 숨은 그림을 찾듯이 피어난 빨간 동백꽃을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녹색의 잎들 사이 유난히 빨간 점들이 모두 동백꽃, 동백나무 곁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살짝 묻습니다.



“동백의 꽃말을 아시나요? 동백의 꽃말은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해요.”


그 말을 들은 연인들은 부끄러운 듯 서로를 바라보고 오래 함께 한 세월이 머리칼에 듬성듬성 엿보이는 노부부는 서로의 어깨를 토닥입니다. 서로의 어깨 위에 두껍게 얹혀있던 고된 시간들을 털어내는 듯, 동백나무 곁을 지나가는 두 분의 뒷모습이 어쩐지 많이 닮아 보입니다.

 


해암숲에 찾아 온 이른 봄은 향기로 그윽해집니다. 향이 천리까지 간다고 해서 붙여진 천리향이라는 별명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서향나무입니다. 숲 속 깊은 곳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이 그윽하고 진한 향기는 숲에 존재하는 모두에게 골고루 봄을 전합니다. 하얗고 앙증맞은 꽃들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꿈 속의 사랑, 달콤한 사랑 등 다양한 꽃말이 제법 잘 어울리는 꽃입니다. 만약 이 꽃에 적당한 꽃말이 붙여지지 않았다면 누구든지 ‘달콤함’이라는 단어를 붙여주고 싶었을 겁니다.


잠시,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후다닥, 후다닥, 노루 두 마리가 눈앞을 쌩 스쳐갑니다. 그들에게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영역에 함부로 들어 온 침입자일겁니다. 아무리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어도, 마음이 좋은 사람이어도, 평소에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어도 야생동물 눈에는 모두 만나서는 안되는 존재, 마주치면 위험한 존재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많이도 미안해집니다. 올해는 유독 팔손이 새순들이 노루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습니다. 해암숲에 살짝 올라왔던 여린 순들이 하루사이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식물 입장에서는 노루가 또 침입자의 관계가 되겠네요.


자연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또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이 되어줍니다. 사람은 과연 자연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문득 팔손이와 노루와의 관계를 생각해보고 있자니 부끄러워집니다.

 


도래숲

작은 돌길을 천천히 올라갑니다.


겨울의 끄트머리에 머물고 있는 해의 온기가 둥근 잔등 위로 천천히 스며듭니다. 푸른 나무들이 반쯤 가린 파란 하늘 사이로 제주의 한라산을 넘나드는 구름이 지나갑니다. 서서히 물러가는 겨울의 그림자처럼 나무의 그림자가 작은 오솔길을 가득 채웁니다. 좁은 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다보니 금세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힙니다. 그러다가 찬바람이 휘익 지나가니 잠시 시원해집니다.




삼나무 숲에 이는 바람의 소리를 듣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바람은 모두 다른 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푸드덕푸드덕, 짹짹거리며 날아다니는 수다스러운 직박구리의 뾰족 솟은 머리깃털 위로 삼나무 작은 가지 하나가 흔들립니다.



꽁꽁 얼었던 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켭니다. 가지마다 파르르, 겨울 바람의 흔적을 털어내고 봄을 맞이하려 합니다. 울퉁불퉁 숲 안에 놓여진 길, 그 옆 오랜 시간을 버티며 시간을 온전히 안고 있는 돌들에 햇볕이 쏟아질 때, 푸른 이끼옷들이 반짝입니다. 이렇게 도래숲은 조금 천천히,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시사철 숲의 푸른빛은 이곳을 찾는 이에게, 숲에 머무는 존재들에게 생기를 선사합니다. 그리고 찾아오는 봄은 모두에게 따뜻함을 전합니다. 조금 이른 꽃을 틔운 백서향나무, 서향나무, 매화꽃, 노란 복수초의 얇고 연약한 꽃잎에 잠시 머물다가 고개를 들어보면 이미 사람들의 얼굴에서도 봄이 보입니다.


말갛게 피어오른 미소와 아이들의 가벼운 머리칼 위에 반짝이는 햇빛 한 줌, 봄이 왔습니다.




WE호텔 웰니스센터에서는 투숙고객을 위한 상시프로그램 WE, with you 힐링포레스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숲해설과 숲명상, 숲놀이와 숲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며 객실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 웰니스 센터 064-730-1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