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오면 성장판 일찍 닫혀 키 많이 크지 못해
우리 아이 벌써 사춘기?
최근 사춘기의 시작 시점이나 성인이 됐을 때 예상되는 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의 어린이에게서 가슴이 나온다며 자녀의 손을 잡고 외래로 찾아오는 부모가 많아졌다. 요즘 신문 방송 등 매스컴에서 많이 언급된 성조숙증이 아닐까 염려해서 그런 것이다.
사춘기란 인간 발달 단계의 한 시기로, 신체적으로는 이차 성징이 나타나며 정신적으로는 자아의식이 높아지면서 심신 양면으로 성숙기에 접어드는 시기다. 그 시기는 개인차가 있으나 대개 12세에서 16세 정도의 시기를 말하는 것으로 청년기의 앞 시기에 해당한다.
사춘기가 되면 여자아이의 경우 가슴에 몽울이 생기면서, 남자아이의 경우 고환의 부피가 커지기 시작한다. 평균적으로는 여자아이의 경우 8세에서 13세 사이, 남자아이의 경우 10세에서 13.5세 사이에 사춘기가 시작되고, 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성조숙증은 남자아이에 비해 여자아이에게서 5~10배 많으며, 여자아이의 경우 대부분 원인없이 발생하는 특발성이 많지만 남자아이의 경우 절반 정도는 원인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성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약물 등이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으나 특정 식품, 특히 콩류식물에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많이 함유되어 있지만, 이러한 물질이 사춘기 시작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성조숙증은 이차성징의 조기 발현과 함께 빠른 골 성숙으로 인해 최종 성인 키의 감소, 심리사회적 문제나 행동 문제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난소암 및 유방암의 빈도가 커질 수 있다. 또 성조숙증의 원인으로 중추신경계 종양이나 난소의 종양 같이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환이 포함되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요구된다. 성조숙증 검사로는 최근 키 및 몸무게의 성장 속도, 이차성징이 나타나는 시기 등을 검사하고 방사선 촬영으로 골연령 검사, 호르몬 검사를 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복부, 골반 , 가슴 초음파, 뇌 MRI 검사를 시행한다.
사춘기는 평균 2.5년에 걸쳐 진행하지만 사람에 따라 사춘기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거나 느린 경우가 있어 처음에 검사할 때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수개월 만에 치료를 필요로 하는 단계로 진행할 수 있어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성조숙증 검사로 원인이 밝혀졌다면 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 특발성 성조숙증으로 사춘기 진행을 억제하는 약제인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제(성호르몬 억제제)를 4주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주사로 치료하게 된다.
비만이 심한 어린이에서 사춘기 진행이 빠른 경향이 있으나 비만하다고 모두가 사춘기가 빠른 것은 아니며, 저체중 아이에서도 성조숙증이 발생한다.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면 처음엔 잘 크는 것 같지만 골연령이 빨라져 조기에 성장판이 닫힘으로 성인 키는 오히려 작을 수 있어 호르몬 치료로 골연령이 빨라지는 것을 조절하여 사춘기를 연장시키고 성인 키가 작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종양의 예방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성조숙증이 왔으나 잘 모르고 있다가 사춘기가 끝날 무렵에야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 성인 키로 자라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여자아이는 만 9세 전(8세 364일)까지, 남자아이는 만 10세 전(만9세 364일)까지 성조숙증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가능한 한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고,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며, 불규칙적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오히려 사춘기 발현을 자극할 수가 있다. 치료 기간은 통상 2~5년이며 진단 받았을 때의 연령과 골연령이 진행된 정도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달라진다. 치료종료 시점은 대개 여아는 11세 전후, 남아는 12세 전후이지만, 개인에 따라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한다.
한가지 덧붙이면 성조숙증에 걸린 여자아이는 자신의 몸이 보통의 아이들과 같지 않다는 점에서 심리적으로 극도의 불안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의 보살핌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따라서 자녀에게 일어나고 있는 신체적 변화에 대해 사실대로 이야기해주고,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친구들도 똑같이 일어날 일반적인 것임을 인식시켜주며, 신체변화를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조미진․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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