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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가슴이 뛰는지”…

제주한라병원 2011. 5. 27. 18:44

2007/08
“왜 그렇게 가슴이 뛰는지”…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가슴이 설레고 괜히 웃음이 나오잖아요. 병원 게시판에서 한라병원 여자야구부원 모집공고를 볼 때 제 마음이 그랬어요”

동생 병원일로 한라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게시판에서 모집공고를 보고 야구부에 지원하게 됐다는 현남미씨는 당시의 느낌을 이렇게 전했다. 현재 한라병원 여자야구부 우익수 현남미씨(32).

 

취미활동으로 보기에는 많이 낯선 여자야구부에 가입한 그녀가 무진장 궁금했다. 솔직히말하면 구성원 모두의 면면이 자세히 알고 싶을 정도다. 최소한 어릴 때 어린이 야구부원이라도 했었으니 성인이 돼서도 야구를 하고싶었겠지라는 생각에서다. 막상 물어보니 야구를 해본 경험이 없단다. 초등학교때 핸드볼과 육상 선수를 해본게 그나마 유일한 경력. 하지만 그녀는 달리기 축구 등산은 물론지난 1년 반동안 10킬로 미터 마라톤에 5번이나 참가할 정도로 스포츠를 즐긴다. 현재도 1백미터를 달리면 16초는 거뜬하다고 하니…… 그래도 야구는 전혀 다르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필자가 야구를 원래 좋아했느냐고 물었더니 이야기가 봇물 쏟아져 나온다.

 

“두산 베어즈 강동우선수 왕팬이에요. 강선수 백넘버가 31번, 저도 우연찮게 31번을 백넘버로 달게됐어요, 게다가 둘다 포지션이 우익수랍니다” 우연히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더니, 강선수에 대한 내용을 더 들려준다.

 

“강선수가 현재 2군으로 내려갔어요. 그래서 TV에 안나와 보기가 힘들죠. 좀 체력이 약한거 같아요. 허슬플레이를 열심히 하는 선수로 시합이 있는 날에는 고참임에도 가장 먼저 시합장에 나와 연습을 하는데 말이죠.”

 

대부분 유명 선수를 좋아하는데 강선수를 좋아하게 된 연유가 궁금하다고 하니 강선수의 신념이라며 말해준다.

 

‘野生野死(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녀가 강선수를 좋아하는 진짜 이유. 지난해부터 매달 강선수에게 밀감을 보내는 일도 그녀의 즐거움이다.  그러다가 강선수를 만나려고 잠실경기장을 찾아가 인사를 했더니 꾸준히 밀감 보낸 덕으로 그 많은 팬들중 남미씨 이름을 기억해줬다며 좋아한다.

 

매주 수요일 6시 30분, 토요일 5시30분. 일주일에 2번 부원들은 신광초등학교에 모여 연습을 한다. 각자 직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모이려니 저녁시간밖에 짬이 없기 때문.

 

“제가 처음 연습하러 간 날이 6월28일이에요. 전날 걱정이 무지 되는 거예요. 제가 나중에 합류한 경우라 어떤 사람들과 만나게 될지, 실력도 안되는데 야구가 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가입한 것이 아닌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 초조하더군요”

 

하지만 막상 첫 연습을 하러 간 날, 모두들 잘해주셔서 며칠간 걱정했던 우려가 싹 사라졌다. 같은 스포츠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금방 서로 친해졌다. 남미씨도 야구를 하겠다고 한 사람들이니 다들 야구를 해본 경험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원들 대부분이 야구보다는 검도, 배드민턴을 하시는 분이거나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추천하거나 권유를 받아 시작하게 됐단다.  게다가 한라병원에서 유니폼이나 야구에 필요한 장비등 모든 지원을 해주니 동호인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환경.

 

남미씨가 운동을 시작한지 어느새 한달 반. 그 사이 이런저런 에피소드도 많이 생겼다.

 

“공을 잡을 생각만 하다가 철조망이 있는걸 생각못해 철조망에 걸려 다친적도 여러 번 입니다. 그렇게 넘어져서도 웃으면서 다시 연습을 하고요. 부상을 참 많이 당해요. “

“인근에 사는 분들이 여자들이 모여서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신가 봐요. 대놓고 보시기가 미안하신지 담너머로 구경하시는 분, 아예 얼마나 잘 하나 평가하러 나온 분처럼 유심히 보시는 분도 계세요”


 

현재 한라병원 야구부는 38세 최고령에 2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물론 주부에서 싱글까지…… 그런만큼 운동을 통해 융화되는 몫빼고 부족한 2%를 위해 자주 회식을 갖는다.

팀을 이끌어가기위해서는 상호간의 유대강화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습을 할때마다 항상 한라병원분들이 바쁜 와중에도 오셔서 격려를 해주시고 가세요. 물론 같은 직장분들이 계셔서 그렇겠다고 생각도 들지만,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많을수록 많은 힘이 돼요”

사정상 외부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연습은 한번도 빠진적이 없다고 강조한다.

“ 야구공을 때리고 날릴 때 쌓였던 스트레스가 완전히사라집니다. 그러니 연습을 빠뜨릴수 없죠. 그 맛에 야구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