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
긴 장정의 끝이 보인다
2005년7월 착공 후 2년이라는 오랜 공정을 뒤로 하고 드디어 7월 병원 신관 준공을 앞뒀다. 의료시설과 편의시설 등 모든 시설 면에서 전국에 있는 종합병원과 견줄 수 있는 병원으로 만들겠다는 병원장의 의지와 그 의지와 뜻을 같이하고 2년 내내 공사현장을 지켜낸 직원들의 땀의 결실이 오는 7월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2년을 공사현장과 같이한 전시원 관리팀장과 이철무 시설팀장을 찾았다.
하루 종일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로 웬만큼 급한 전화가 아니면 전화통화하는 시간조차 아까운지 몇 번의 통화시도 끝에 가까스로 전시원 팀장을 만났다. 병원 앞 조경을 위해 포클레인이 움직이고 있는 사이로 전팀장이 모습을 드러낸다.관리팀장이 공사기간 내내 왜 그리 바빴는지 궁금했다.
일반 건축공사와 달리 병원건축은 분야만도 27개에 달할 뿐만 아니라 그 중 감염관리나 환자이동동선고려, 수술실 시스템과 중환자 시스템 구축 등 잠시라도 손을 놓아서는 완공된 후 환자와 보호자, 직원 모두가 불편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의료환경은 1년 주기로 바뀌는데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하려니 국가정책, 의료장비 , 진료과목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컨셉을 설정, 반영해야 하는 일이니 수십 수천번을 반복해서 병원을 둘러봐야 했다. 신축병동 자랑을 부탁했더니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 배려차원서 병실바닥을 전국 유일하게 온돌로 만들었고 제주석과 현무암 등 친환경소재를 사용하여 인테리어를 마감하여 환경 문제도 해결했단다.
인터뷰가 끝날 쯤 “그 동안 많이 힘드셨죠” 라고 말을 건네자, 손사래를 하며 “수백억 과외를 돈 한푼 안내고 받았는데 이런 행운이 어디 있겠느냐”고 답한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되물으니, 3년째 공사관리하면서 물론 개인시간이 전혀 없었지만 지난 95년 입사후 평생을 같이하고픈 직장이 향후 10년을 바라보고 짓는 병원건물, 그것도 7백병상을 공사 감독한다는 평생 한번 경험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었으니 수백억 과외가 아니겠느냐는 것. 이쯤 되니 더 이상 고생했다고 입에 발린 격려의 말은 물 건너 갔다. 남들이 보기에 지난 2년간 참 고생했다고 생각하는 기간을 2년간 돈 한푼 안내고 공부 열심히 했다고 답하는 전팀장을 둔 병원이 내심 부러웠다.
공사현장의 시끄러운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전화통화하기가 버거워 보인다. 병원 로비서 잠시 뵙자고 전하고 기다리니 이철무 시설팀장이 나타났다. 병원 건물 새로 짓는데 아주 고생한 분이라서 반드시 인터뷰를 해야 한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과 달리 생기에 찬 얼굴로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다.
“지난 2년 휴가를 갈수 없었으니 여행은 당연히 갈수 없었죠”라며 잠시 가족들 생각이 나는지 웃음 가득하던 얼굴을 조금 미안한 얼굴로 바꿨다. 개인생활까지 반납하면서 병원건축공사에 모든걸 거는 연유가 궁금했다.
“제가 조금 관심을 가지면 환자, 보호자, 병원 등 3자 모두에게 보다 편한 병원 시설을 갖추게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지 갸우뚱 거리는 필자를 보고 “예를 들면 층마다 색상을 달리하여 노인분들이 쉽게 병실을 찾을 수 있도록 하거나 여닫이 문으로 계획된 것을 슬라이딩 도어로 변경하여 문을 열고 닫을 때 발생하는 충돌 등을 예방한 점, 중앙냉난방으로 계획된 것을 개별냉난방이나 중앙통제실에서 통제 가능토록 해 효율적인 경비관리와 편리성을 제공하게 된점등 입니다.”
구관과 다른 신관. 특히 구관에서 느꼈던 불편함은 신관에서는 다시는 경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 본인이 환자로 있으면서 경험했던 점을 면밀히 검토, 엘리베이터 추가, 휴게공간 보완 등도 그의 관심에서 나온 부산물이다. 그의 보이지 않는 열정은 7월말 준공일정에 한치의 착오도 생기지 않도록 각 하청업체 사장들이 직접 진두지휘하게 만들었다.
대형 건물이 들어설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소음으로 인한 민원도 4번에 걸친 설명회까지 진행하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양해를 얻었다. 한라병원을 만드는 저력들이다. 병원이 나아지고,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는 직원, 병원과 같이 호흡하는 직원, 이철무 팀장이 또다시 병원과 호흡을 맞추려 바삐 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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