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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담배 통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최악”

제주한라병원 2012. 8. 6. 09:16

“술·담배 통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최악”
사랑하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건강증진센터 김동열 센터장

 

친구야. 오늘따라 네 얼굴이 눈에 선하다. 상담실에서 만난 환자가 너를 더욱 생각나게 하는구나. 모 회사 간부로 일하는 김모 부장이었는데 건강 검진 결과를 보니 빨간색 등이 켜진 지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단다.


혈압은 고혈압 직전 단계까지 올라가 있었고, 공복 혈당은 당뇨병 기준 126㎎/dL에 육박하는 121을 기록했지. 그 뿐만이 아니라 허리둘레는 복부 비만을 보였고 혈액 검사에서는 간 기능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을 한참 벗어나 있었단다.


의사로서 김 부장과 같은 환자를 보면 정말 걱정이 아닐 수 없단다. 지금 상태로도 '대사성 질환'에 해당되는데 말이야.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복부 비만이 서로 친한 친구마냥 엮여 있어서 각종 성인병이 언제든 생길 위험을 가진, 그야말로 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지. 그런데 문제는 당사자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지.


김 부장의 상황을 한 번 들어볼까? 너와 너무도 닮아 있단다. 그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3~4번은 술을 마셨고,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하던 담배가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운동이라고는 숨 쉬는 것 외에는 특별히 시간 내서 하는 것이 없었고.


친구야. 네가 좋아하는 술 이야기를 좀 해볼까? 서울 모 병원에서 음주 행태와 건강 위험도를 조사(국내 30~40대 직장인 3만1000명 대상)했는데 고위험 음주 직장인(일주일에 두 번 이상 한 번에 소주 한 병 이상)은 각종 성인병을 2~3가지 정도 달고 사는 것으로 나타났단다. 그런데 말이야. 고위험 음주 직장인은 일반 건전 음주자보다 고혈압 발생이 1.7배나 높고, 젊은 나이인데도 4.6%에서 이미 당뇨병이 생겨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당뇨와 고혈압 뿐만 아니야. 고위험 음주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핏속에 기름이 많이 낀 고(高)중성지방혈증을 보였다고 하니까. 그렇게 되니까 적정 음주자보다 대사증후군이 1.7배 많이 생기는거겠지.


그런데 술을 마시면 담배 생각이 더 난다고들 하잖니? 정말 그렇더구나. 고위험 음주자에서 흡연율이 두 배(1.9배)나 높게 나왔데. 술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지게 되니까 자제력이 떨어진 때문일까? 너도 알고 있지? 과다한 술과 흡연이 한자리에서 이루어지면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많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친구야. 네가 술과 담배하고 친해진 이유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라고 말을 하곤 했지? 그런데 친구야.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그런 것 같지만은 않더구나. 조사에 의하면 고위험 음주 직장인은 오히려 불안과 초조 증세를 일반인보다 60% 더 많이 느끼고 있었고, 우울감도 20% 더 높았다고 하니까 말이야.
친구야. 부탁인데 스트레스를 잘 다루는 방법을 알아야한단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겠다는 부질없는 다짐에서 스트레스를 잘 풀겠다는 올바른 실천으로 옮겨보는 것이지. 세상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기에 받지 않으려는 노력은 큰 의미가 없을거야.


일단은 술과 담배를 사용한 해소(解消)는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지? 너도 그 사실은 잘 알고 있잖아. 그 방법은 독(毒)을 독으로 푸는 셈이니까. 그렇게 해로운 것을 알면서도 왜 계속 하는 것일까? 아마도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지 몰라서는 아닐까? 부디 밝은 해소창구를 찾아가길 바래. 남자에게는 운동이 좋은 방법일 수 있겠고, 여자에게는 아마도 수다떨기가 적당한 방법일 수 있을거야. 그것 말고라면 노래를 부르는 것과 소리(고함) 지르기는 어떨까? 물론 사람을 앞에 두고 하는 것은 곤란하겠지? 조용한 것을 원한다면 심호흡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단다.


친구야. 네 나이 45살. 이제는 건강을 돌 볼 때가 되었단다.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데.. 네가 소중하다는 사실에는 ‘왜?’라는 의문과 ‘무엇 때문에?’라는 조건이 필요 없단다. 이 세상 인구 70억 중에 너와 같은 존재는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하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소중한 친구야. 소중한 몸, 소중하게 지켜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