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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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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건강검진을 하는 이유

제주한라병원 2012. 6. 27. 13:40

내가 건강검진을 하는 이유

2012. 05.24.

 

검진 결과를 듣기 위해 상담실에 들어서는 수검자들은 참말 다른 모양새를 띠고 있습니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분들로부터 자연스러운 몸짓을 가진 분들까지 말입니다. 물론 찡그린 표정이나 웃음 띤 얼굴들도 만나게 됩니다.

그분들의 속내도 겉모양만큼이나 다양합니다. 검진을 받는 목적이라고 할까요? 건강보험공단에서 하라고 하니까 마지못해 하는 분, 건강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하는 분, 건강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방안을 확인코자 하는 분. 그 이유야 어찌되었든 금쪽같은 시간을 내어 검진을 받았다는 것은 정말이지 잘한 선택입니다. 아무리 시간을 금과 같이 여기고자 할지라도 몸져누운 다음에는 관리하지 못한 이전의 시간들이 금보다 몇 배의 아쉬움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르기는 몰라도 검진 결과를 받아보는 수검자들의 반응에 있어서도 각양각색일 겁니다. 다양한 기대치와 각기 다른 결과치가 서로 만났기 때문이겠지요. 안타깝게도 두려움이 현실로 드러나는 분들도 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의료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 됩니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을 좀 하자면 감사할 일입니다. 무엇이든 잃고 난 다음에는 그것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뼛속 깊이 깨닫기 마련이기에, 이제는 일상의 사소함과 지나쳤던 사람들에게도 감사할 줄 아는 겸손을 배우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 위에 둘도 없는 건강을 소중하게 돌보게 되는 실천을 얻게 되었으니 더욱 그렇겠지요. 가족의 사랑을 깊이 있게 알게 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지요.

'혹시나'하는 궁금증이 크지 않은 '역시나'로 다가온 경우도 있습니다. 이 또한 감사할 일입니다. '이럴 수가!'와 같은 큰 문제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건강을 바로 세우는 길이 멀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시점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후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교만하면 질병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가는 것이고, 겸손하면 건강을 향해 달려가는 셈이기에 말입니다.

등 떠밀리는 기분으로 온 분들은 특별한 이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경우 '거봐라,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는데'하며 마음속으로 삿대질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건강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타의 반'으로 매년마다 하면 되는 일입니다.

건강검진의 목적지는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입니다. 대부분 '초기'에 발견해서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이르기 위해서는 좁은 길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간과합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평한 길이지만 너무도 쉬운 길이어서 사람들에게 무시된다는 것이지요. 그 길은 '초기'와 '빨리'라는 인위적 아스팔트를 깔 필요가 없는 '예방'이라는 자연스러운 길입니다. 바로 매일 마다 건강한 생활 습관-규칙적 운동, 좋은 식사습관, 올바른 스트레스 해소-을 유지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예방책을 평소에 쌓아두는 것이 바로 최선이며 최고의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검진을 하는 진짜 목적이요? 평상시 내 몸과 마음에 예방 처방을 했을 때 결국 이것이 좋은 치료제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이는 결과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는 두려움을 품고 검진에 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겠지요? 저 또한 수검자들과 이런 대화를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중국의 명의 편작(編鵲)이 말한 대의(大醫)가 되는 길이기에 말입니다. <김동렬 제주한라병원 건강증진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