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꿩 Ⅲ Pheasant-tailed Jacana(Hydrophasianus chirurgus)
월동지로 떠난 물꿩가족이 다시 오지 않아 아쉬움
물꿩의 특징은 암컷이 포란을 하고 새끼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교미를 하고 둥지에 알을 낳으면 암컷의 역할은 끝나게 된다. 암컷은 알을 낳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가 새끼가 어느정도 자라면 다시 둥지로 돌아와 온 가족이 남쪽으로 내려가 겨울을 지내게 된다.
수컷은 마름위의 둥지에서 납작 엎드려 포란에 열중이다. 포란을 하다가 인기척을 느끼면 둥지에서 황급히 벗어나 딴 짓 하다가 다시 둥지로 돌아간다. 주둥이로 알을 이리저리 굴리고 날개 품속으로 알을 집어넣고는 납작 엎드린다. 둥지를 틀면서 녹색을 자랑하던 마름도 잎이 갈색으로 변해 물꿩의 몸색과 흡사해졌다.
마름위에다 둥지를 튼 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위장효과로 둥지를 보호해주는 것이 아주 안성맞춤으로 변하고 있다. 언뜻 봐서는 물꿩이 포란 중에 있음을 눈치 채는 이가 없을 것 같다. 야생의 세계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포란을 시작한지 24일정도 지났다. 우리나라 최초로 4마리의 물꿩이 대한민국 국적(?)을 갖게 된 것이다. 아비새를 쫒아서 먹이를 먹고 위험을 느끼면 납작 엎드리고 그러다 추우면 아비새의 날개품으로 우르르 몰려들어 다리가 10개나 되기도 한다.
외유를 떠났던 암컷이 어느날 돌아왔다. 온 가족이 다 모였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어린 물꿩 한 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주변에 서식하던 매의 짓이 아닐까 생각 된다. 물론 주변에는 고양이도 관찰되고 있지만, 둥지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된 것이 이녀석이라 용의자로서는 매라는 생각밖에 없다.
이날 이후 끝내 새끼한마리는 확인 할 수가 없었다. 모두들 무사히 월동지로 가기를 바랬지만 자연의 섭리는 어찌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어린새와 부모 새들은 주변 습지를 돌아다니며 열심히 먹이를 먹더니 새끼들도 제법 어른스럽게 자랐다. 9월 중순경부터는 먹이를 찾아서 이동했는지 볼 수가 없었다. 10월 어느날 홀연히 없어진 물꿩들이 또다시 나타났다. 날개깃이 많이 자라 벌써 월동지로 간줄만 알았던 물꿩의 유조가 둥지를 틀었던 주변의 습지에서 또다시 발견 된 것이다. 어느덧 새벽바람이 차가다고 느낄새도 없이 이들 가족은 겨울을 지낼 남쪽으로 그렇게 떠나갔다.
다음을 기약 하면서 가버린 물꿩은 다시 이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이후 이곳 습지는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서 물꿩이 번식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는지 제주에서는 번식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대신 이들은 경상남도 주남저수지로 번식지를 이동하여 매해 번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제주의 환경이 나빠지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벌써 10년전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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