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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리스 태어날 때 하늘에서 경이로운 소리 들려

제주한라병원 2017. 8. 28. 13:26

역사 속 세상만사- 이집트 신화 이야기 Ⅵ : 누트의 출산과 365일

 

오시리스 태어날 때 하늘에서 경이로운 소리 들려

 

 

지난 호까지는 이집트 신화의 태초 이야기를 살펴보았다. 바다(물)의 신 , 그리고 모든 신들의 신 , 라가 명명하여 탄생한 바람의 신 와 비의 신 테프누트, 그 둘이 사랑하여 낳은 쌍둥이-하늘의 여신 누트와 땅의 신 게브 등으로 이어지는 태초의 창조이야기에서, 이번 호부터는 오시리스이시스 같은 신화 초기의 주인공들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보자.

 

위대한 신 가 아직은 파라오로서 이집트를 다스리고 있을 때, 지혜의 신 토트가 한가지 예언을 했다. “천상의 숙녀 누트가 낳은 아이가 언젠가 이집트를 다스릴 것이다.” 자신의 허락없이 이런 이야기가 들리자 는 기분이 언짢았고, 누트가 아이를 낳지 못하도록 저주를 내렸다. “누구도 내 허락없이 이집트의 왕위를 이어받지 못한다. 들어라. 저주를 내리노니 누트는 1년 중 어떤 날에도 아이를 낳지 못한다. 지금 내가 선언한 것은 변경될 수 없다.”

 

라의 선언을 들은 누트는 너무 슬퍼서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궁리 끝에 누트는 가장 지혜로운 신인 토트를 찾아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방법을 구했다. “천상의 숙녀, 누트여! 나에게 당신의 사랑을 주시오. 그러면 내가 당신의 소망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리다.” (헉! 토트가 자신이 짝사랑하던 누트를 자신에게 오도록 예언을 이용한 셈인가? 역시 신화니까 이해해줘야 한다)

 

누트가 토트의 제안에 동의하자, 토트는 곧 달의 신 콘수를 찾아가 체스와 비슷한 게임의 일종인 세네트(Senet)를 하자고 꼬드겼다. 내기를 좋아하기로 소문난 콘수는 당장에 제안에 응했다.

 

“콘수, 당신이 지면 나에게 당신의 달빛을 조금만 주시오”

“좋소, 토트. 그럼 당신이 지면 내게 무엇을 주겠소?”

“내가 질 때마다 내가 가진 지혜를 조금씩 주리다”

조건이 정해진 후 게임이 시작되었다. 내기를 좋아하는 콘수라 하더라도 지혜의 신 토트를 이기기는 어려웠다. 토트는 달의 신 콘수와의 내기에서 이겨 받은 달빛이 세상을 5일 동안 비추기에 충분해지자 게임을 멈추었다.

 

토트와 콘수가 내기를 하기 전에는 1년이 360일이었다. 그러나 새로 생긴 5일을 토트가 연말과 연초의 사이에 집어넣어 1년이 365일 되었다. 또 전에는 달이 한달 내내 보름달이었는데, 콘수가 내기에서 달빛을 잃으면서 모양도 변하게 되어 상현달-보름달-하현달로 이어지는 달의 주기도 시작되었다.

 

이처럼 새로 추가된 5일 동안 누트의 저주를 피해 다섯명의 자녀를 출산할 수 있게 되었다. 첫날에는 오시리스가 태어났고, 두 번째 날에는 하르마키스, 세 번째 날에는 세트, 네 번째 날에는 이시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네프티스가 태어났다. 토트가 내기를 하여 만든 5일은 라가 저주를 내렸던 360일에 포함되지 않기에 라도 이를 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큰 아들 오시리스가 태어날 때 하늘에서 경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만물의 주인이 빛을 보내노라” 우물가에서 물을 긷던 한 여인이 하늘로부터 온 이 계시를 듣고 “오시리스 왕이 태어났다~”고 외쳤다. 또 테베에서는 파밀레스라는 현자가 이집트의 위대한 왕, 인류의 구세주 오시리스가 탄생하였다는 소식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누트는 토트의 조언에 따라 오시리스를 현자 파밀레스에게 맡겨 자라게 했다. 토트는 오시리스와 이시스가 앞으로 닥쳐올 시련과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자신의 지혜와 학문과 마법을 가르쳐주었다. 이시스는 토트의 지혜와 학문과 마법에 만족하지 않고, 달의 신 콘수를 유혹하여 그가 가진 비법까지 알아내 신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마법사가 되었다.

 

오시리스를 비롯한 형제자매들이 성장한 후, 오시리스는 이시스와 결혼하고, 세트는 네프티스와 결혼했다. 후대의 이집트 파라오들은 이 전통에 따라 그들의 누이와 결혼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실제로 파라오가 누이 외의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도 하였으나, 정식 왕비 자리는 누이인 아내의 몫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