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
내가 제주한라병원에서 간호사로서 일한 것도 어느덧 11년이 되었다. 응급실, 중환자실, 외과외래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했고 현재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 상담, 예약, 진료안내, 결과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예전 다른 과에서는 환자들 즉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몸에 이상을 느낀 분들을 보아왔는데 건강증진센터에서는 환자가 되기 전 몸에 이상증상을 느끼기 전인 일반인을 상대한다는 것이 지금껏 일해 온 곳들과는 다른 점이다. 다른 과에서 일을 하면서 많은 질병을 가진 환자분들을 경험하다보니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우리 건강증진센터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좀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건강증진센터에서는 국민건강보험검진이라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무료 검진과 종합정밀검진 등이 있다. 종합정밀검진을 하는 검사는 진료과와는 다르게 아파서 진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서 건강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원이기에 건강보험이 되는 줄 알고 종합검진을 받으러 오고 있으며, 종합검진을 한번 받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검사를 하고 다 괜찮은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다. 건강보험이란 국가에서의 보험기준이 있으며 어떤 질환이 있는 경우 그에 합당한 검사와 처치에 대해서만 보험적용이 되고 있다. 따라서 본인이 원해서 종합검진을 받는 경우에는 보험대상이 되지 않고 있으며, 어떤 불편한 증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건강증진센터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상담을 하면서 특이질환이 있거나 불편감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과에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검사를 권유하며, 그 외에는 종합검진 예약을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보통 나이, 가족력, 과거력, 생활습관, 현재상태 등을 고려해 검사항목을 맞춤형 검진으로 해주고 있다. 우리 센터에서도 몇년 째 검진을 하고 있는 분이 많이 계신데, 해마다 같은 검진을 하기보다는 이상이 있었던 부분은 자주 관찰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었던 부분은 2~5년마다 정기 관찰하도록 하고 있으며, 다양하게 본인에게 맞춰 검진 전 상담을 하고 검진을 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어떤 부부가 종합검진을 받아보겠다고 내원하셨다. 그 중 여자분이 56세로 고혈압진단 이후 혈압약과 아스피린을 복용중이신 분이었으며 최근에 개인병원에서 산부인과와 유방검진은 하였으나 그 외의 검진은 한 적이 없다고 하셨다.
술이나 담배는 하지 않고 있으며, 농사일을 하고 있어 따로 운동은 하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평상시 스트레스가 조금 있는 편이라고 말씀하셨다. 상담 후 종합검진 기본검진(혈액, 소변, 대변, 심전도, 폐기능, 골밀도, 복부초음파, 부인과 검진, 유방검사, 위내시경)과 더불어 혈관 질환을 우려해 심장과 뇌혈관 CT를 권유해드렸다.
검사결과 다른 검사에서는 큰 이상이 없었으나 뇌혈관 CT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되었고 본원 신경외과에서 진료 받으실 수 있도록 해드렸다. 다행히 조기발견되어 가벼운 수술로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와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다.
특별한 증상 없이 조기 발견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스피린까지 복용하고 계셔서 언제 뇌동맥류파열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뇌동맥류 파열까지 진행되었다면 이처럼 일상생활을 하면서 지낼 수 있을까? 건강검진을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질병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모든 병에서 다 벗어날 수는 없는 것 같다. 질환을 안고서 같이 더불어 살아야 한다. 죽는 날까지….하지만 병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으로 인해 많이 아프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거나 하는 일없이 인간이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행복은 누리면서 살아야 하겠다. 필자도 암보험, 실비보험, 종신보험 등 한 달에 20여만 원을 보험료로 쓰고 있다. 일 년이면 200여만 원이나 되는 적지 않은 돈이다. 하지만 보험은 입원을 하거나 수술을 하거나 암에 걸리거나 했을 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만 암을 조기발견하거나 예방해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조기발견이나 예방 측면에서 보았을 때 건강검진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제부터는 어머님, 아버님 보험을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1~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된다. 오래 사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 모두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질병에 대처하고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살아보아요 . ^^ <건강증진센터 책임간호사 이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