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2013. 5. 15. 13:31

냉방병  
 
어느덧 봄이 완전히 퇴색하고 산과 들에 신록이 일기 시작한다는 입하(立夏)가 지났다. 이상기후 탓에 에어컨 등의 따뜻하고 습기 찬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레지오넬라 균에 대한 일제검사 기간을 여름에서 봄으로 앞 당겼다는 방송이 나온다.

 

1984년 22명의 환자가 집단 발병하면서 메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난해에도 캐나다에서만 10명이 숨졌다는그 병이다.

 

여름이 시작되면 냉방병, 열사병을 비롯해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여름감기가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냉방병'이라고 부르는 것은 3가지 병을 함께 통칭하는 것이다.

 

우리가 냉방병의 첫째 원인으로 꼽는 것이 과도한 기온차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몸은 '순응'이라는 과정을 통해 외부의 온도에 맞춰 적응을 해가는데 그 기간은 약 1~2주 정도이다. 그런데 냉방이 잘 된 실내와 높은 기온의 실외에 지내는 것을 짧은 시간에 반복하게 되면, 이때 바로 '냉방병'에 걸리게 된다.

 

다음은 온수기, 가습기, 분수 및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가 오염돼서, 이 세균들이 공기를 통해 빌딩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이 있다. 이 감염균을 '레지오넬라'라고 하며, 일종의 전염성 질환이다.

 

마지막으로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창문을 열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경우 잘 발생한다. 이러한 '밀폐 건물 증후군'은 여러 유해 물질들이 환기가 제대로 안되서 실내에 계속 쌓이게 될 때 발생한다.

 

이들 병의 증상은 발병 초기에는 밥맛이 없고, 힘이 없고, 머리가 아프고, 온 몸이 쑤시다가 가래가 별로 없는 마른 기침이 나고 설사·구토나 복통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감기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다. 우선 실내외 온도 차이는 5~6도 이내로 하고, 에어컨의 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하며, 에어컨은 1시간 가동 후 30분 정도 정지한다. 또한 적어도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고, 에어컨 필터는 최소한 2주에 한 번씩은 청소한다.

 

마지막으로 맨손 체조나 가벼운 근육운동을 수시로 하고, 찬 음식을 너무 많이, 자주 마시지 않으며, 잠잘 때는 배를 따뜻하게 덮고 잔다. 물론 과음하지 않고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면 좋다. <김 원·제주한라병원 응급진료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