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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면 세 번을 더 생각해 사랑․배려가 넘치는 병동

제주한라병원 2013. 4. 29. 09:17

해하면 세 번을 더 생각해 사랑․배려가 넘치는 병동


긴 겨울을 견딘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는 4월이 왔다. 연분홍 벚꽃이 살랑살랑 봄이 왔음을 알리는 이 시기에는 환자도, 간호사도, 의사도 마음이 꽃잎처럼 살랑거리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다 먹은 영양 캔에 벚꽃가지를 꽂아 간호사에게 선물하는 환자도 있다. 생명을 다루기에 항상 긴장한 상태에서 일을 하고 또 예민해지는 의료인과 걱정과 고통에 힘든 환자에게도 봄은 이렇듯 찾아 온 것이다.


학교를 막 졸업하고 신입간호사로 입사하여 현재 18년간 쭉 이곳 제주한라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가 작년에 수간호사로 승진하면서 소화기내과병동인 82병동을 담당하고 있다. 82병동은 소화기내과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곳이다. 제주도가 음주율도 높고 그로 인한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도 많다. 그래서 병동은 항상 만원이고 보고 또 보는 익숙한 환자들도 많다. 얼굴만 봐도 “또 술 드시고 오셨어요? 퇴원하실 때 술 안 먹는다고 하셨잖아요”라고 물으면 “조금만 마시려고 했는데…”하며 멋쩍게 웃는 환자도 있을 정도다.


소화기내과는 크게 3분야 또는 4분야로 나눈다. 간분야(간염, 간경변, 간암, 지방간 등), 췌담도분야(담석, 담도결석, 췌장염, 담도암, 췌장암 등), 위장관분야는 상부위장관(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과 하부위장관(소장, 대장)으로 나누고, 상부는 역류성식도염, 위염, 위십이장궤양, 위암 등을 치료하고, 하부는 대장염, 대장암 등을 주로 치료하게 된다. 


병동에서는 알콜성 간질환 및 위장관질환 환자들이 많이 입원하다 보니 대변 냄새가 항상 사라지지 않고 특히 출혈이 있는 환자의 변 냄새는 저절로 손이 코로 가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냄새가 심하다.


그날도 한 환자가 변을 보았고 냄새가 병동을 진동하였다. 더군다나 다른 호실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져 보호자들도 짜증을 내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등 난리가 났다.


향수를 뿌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근무 중인 한 간호사가 병동에서 치킨 냄새가 난다고 하여 한바탕 웃었다. 어렵고 난처한 상황에서도 긍정의 힘을 믿으며 간호사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돌봄의 간호를 실천하는 부서원들이 믿음직하다.


요즘은 병원 전 부서가 CS교육과 그 실천에 전념하고 있다. 간호부도 자체적으로 교육과 그에 따른 실천사항 및 점검표를 작성하여 월마다 부서원 개개인을 모니터링하고 결과를 발표하여 피드백시키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CS에서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용모복장, 인사와 태도 및 전화예절 등을 항상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환자의 변냄새도 향긋한 냄새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CS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TV 프로에서 강사가 한 말이 생각이 난다. “5-3=2 오해를 세 번 생각하여 빼면 이해가 되고, 2+2=4 이해를 두 번 더하면 사랑하게 된다” 라고.


서로에게 오해가 있다면 세 번을 더 생각하고 이해는 곱하는 분위기가 된다면 나쁜(변) 냄새가 나는 병동이 아니라 향기(사랑, 배려, 관심)가 나는 82병동이 될 것이다. 

 
우리 몸에서 소화기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이해가 갈 것이다. 옛말에 “잘 먹고, 잘 싸면 건강하다” 라고 했다. 우리 병동에 너무 잘 어울리는 말이다.


제주한라병원이라는 큰 체구에서 82병동이라는 든든한 소화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 긍정의 마음으로 부서원들과 화합하여 향기로운 병동, 든든한 소화기내과병동으로 만들어가겠다.  <82병동 수간호사․이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