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매거진/한라병원포럼

기침하는 전염병

제주한라병원 2013. 4. 4. 11:38

기침하는 전염병

<2013.2.27>

매년 이때쯤 되면 주변에 기침하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기침은 기도를 깨끗하게 유지시키는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 작용이지만 또한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보통 전신증상 없이 기침을 하다 10일 이내에 완치되면 단순 감기라고 하지만 전신증상이 동반되거나 3주까지 가는 심한 기침은 독감 혹은 급성 부비동염을 의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8주 이상 지속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만성 기침이라고 해 반드시 원인질환을 찾아야 한다.

 

파스퇴르와 코흐가 질병의 원인으로 미생물을 지칭하기 전까지는 질병은 초자연력(超自然力), 특히 신의 노여움에 의해 발생한다고 믿어 왔다. 그 중에서도 전염병의 존재는 앓는 이에게는 고통을 주고 주변 가족에게는 공포심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11세기 십자군 원정 때는 나병, 14세기 중세시대는 페스트, 15세기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원정할 때는 매독과 같은 질환들이 대표적인 전염병인데, 이런 질환들은 항생제의 발견과 함께 예전의 위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최근에는 에이즈·조류독감·인플루엔자·노로바이러스·사스(SARS)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다.

 

기침하는 질환으로 매년 겨울에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은 감기, 인플루엔자가 있다. 스페인 독감으로 수천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후로 변종들이 전 세계에 유행해오고 있다. 올해도 미국 질병통제국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80%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전염된 상태라 한다. 최근에는 기침을 하는 다른 전염성 질환들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와 사스(SARS)가 그렇다. 전염성이 강하고 위험한 이런 질환들은 우리가 흔히 보는 기침이나 감기와 구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하게 병치레를 하거나 합병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기 때문이다.

 

반드시 병원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5가지 정도가 있다.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고 좋아지지 않을 때

△기침 시 변색된 가래나 피가 섞여 나올 때

△발열, 오한 등의 전신증상이 있거나 밤에 땀이 동반될 때

△가슴이 아프고, 숨쉬기 곤란하거나 숨을 쉴 때 소리가 나는 경우

△일정 계절에 반복적으로 기침이 유발되는 경우이다.
<김 원 제주한라병원 응급진료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