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저격수 '뇌졸중'
소리없는 저격수 '뇌졸중'
<2012.12.11>
추운 초겨울 아침, 아래 뜰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 노인.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뇌졸중(腦卒中)이다. 요즘처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된다. 이른 아침은 교감신경이 가장 빠른 속도로 흥분되며 여기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뇌졸중이 발생하기 쉽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질환인데 최근에는 막히는 허혈성(虛血性)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동맥경화와 고지혈증 등으로 현대인들의 혈관에 지방 찌꺼기가 많이 축적된 탓이다.
지난 10월29일은 '소리 없는 저격수'라고 말들을 하는 뇌졸중의 날이었다. 초겨울 아침의 불청객, 뇌졸중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불청객'의 사전적 의미는 '오라고 청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찾아온 손님' 이라고 돼 있다. 사실은 초청받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결코 맞이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찾아와서 생명을 앗아간다. 그것도 매년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다. 우연히 생명을 건졌어도 식물인간이나 반신불수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한다.
우리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 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는 것이 어쩌면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치명적 사태의 전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뇌졸중 또한 마찬가지로 병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인 일과성(一過性) 뇌허혈증이 있다. 말 그대로 잠시 뇌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되지 않는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가 수 분이나 수십 분 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를 지칭하는데 이런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경우 대부분 컨디션이 나쁜 탓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이유로 미국 의사협회가 발표한 뇌졸중 전조 증상 7가지를 정리한다. △한쪽 얼굴이 갑자기 저리거나 먹먹하다 △갑작스럽게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다른 사람 살처럼 느껴진다 △한쪽 또는 양쪽 눈이 갑자기 침침해지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 △발음이 부정확해 지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 △중심 잡기가 어렵고 비틀거린다 △전과 다른 심한 두통이 생긴다 △치매증상이 나타난다. <김 원 응급진료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