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안전도시'에 살고 있나요
우리는 '안전도시'에 살고 있나요
<2012.09.18>
작금과 같이 각종 경제지표가 요동칠 때면 누구나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희망보다는 비관적인 생각에 불안감이 앞서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어쩌면 앉아서 고스란히 견뎌내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감당하는 수많은 예측 보도들도 경제지표만큼 요동친다. 연이은 태풍 소식, 금융가 소식, 정치권 소식, 심지어 연예계 소식이 그러하다. 사실 예언이나 예측이 그대로 맞는 경우가 많지 않다.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수많은 정책집행자나 전문가의 전망과 예측 그리고 처방이 정확했다면 아마 최근의 국제적인 경제 위기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연이은 추축성 보도들은 태풍과 함께 많은 것들을 흔들고 갔다. 비관적 전망은 맞으면 맞는대로, 틀리면 틀리는 대로 불안한 것이지만 그 실체가 막연할 뿐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자신의 희망에 맞추어 그럴 것이라고 막연히 믿어도 보곤 한다.
현실이 그러하다 보니 의료에 몸 담고 있는 필자도 스스로의 희망에 맞추어 제주도는 진정한 '안전도시'인지, 도민의 건강은 계층간, 지역간 차별없이 균형잡힌 제도하에 지켜지고 있는지 추측 보다는 데이터에 근거해 확인해보자.
제주특별자치도는 2007년 세계보건기구로부터 117번째로 '안전도시'공인을 받았다. '안전도시' 란, 하나의 지역사회가 완전하게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고 한다.
응급환자의 이송 및 치료에 대한 제도개선 노력은 '안전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자료를 보면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들이 보인다.
2008년 이후 응급환자는 20% 증가했고, 사고손상 환자 수는 2010년 대비 2011년도에 74% 증가했으며, 중증환자 발생건수도 전국 5위 수준이며 교통사고 대비 사망자수도 2010년 대비 2011년에 5% 증가하여 차량 1만대당 사망자수가 OECD 평균인 1.4명의 배가 넘는 3.7명으로 발표되었다. 이러하다 보니 제주특별자치도의 최근 5년간 사망자 10대 원인 중 사고사망자가 3위를 차지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02년 생물권 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고, 2012년 세계 자연보전 총회(WCC)가 열리는 등 국제적인 명성과 1000만(도민57만·관광객 850만)에 이르는 유동인구가 있는 만큼 이에 걸맞는 제주만의 응급의료서비스시스템을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하에 구축하여 제주도민에게는 안전한 삶, 1000만 관광객에게는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관광도시로서의 의료안전망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이 증대되고 있다. "우리가 '안전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가진 문제점들은 무엇이고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지 지금부터라도 되짚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고사망자의 사망은 예방 가능한 사망자수가 전체 사망자수 중 얼마나 되는지가 하나의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환자의 대부분은 사고 초기 30분 경부터 1시간 이내에 발생한다.
한국의 사고사망의 중요한 원인인 외상환자에 대한 예방가능한 사망률은 2007년도에 32.6 %로 발표되어 있다. 이는 선진국의 발표수치보다 매우 높은 것으로 어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일 수도 있다. <김 원 응급진료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