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매거진/한라병원포럼

경추염좌(목삐침)의 치료

제주한라병원 2013. 1. 28. 15:32

경추염좌(목삐침)의 치료

 

<2010.11.22>

운전 중이거나 신호 대기중 뒤에서 갑작스럽게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응급실이나 외래로 내원하는 교통사고 환자가 제주도에는 유달리 많은 것 같다. 아마도 교통상황이나 운전습관이 육지와 좀 다르기도 하거니와 관광지의 특성도 일부 있는 것 같다. 어쨌거나 뒤에서 차량이 추돌하게 되면 충돌 순간 목이 뒤로 젖혀졌다가 다시 앞으로 굽혀지게 되는데 마치 채찍을 휘두르는 것처럼 보이는 손상이 발생한다 하여 일명 '채찍손상'이라고 한다.

 

일부 뇌신경이 항상 머리와 목의 근육의 긴장을 미세하게 조절하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목의 움직임이 발생하면 반사적으로 목 근육이 수축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목의 근육과 인대가 과하게 긴장하면서 통증으로 연결된다.

 

물론 대형사고인 경우는 인대손상이나 골절 혹은 척수신경손상으로 인한 마비까지 발생할 수도 있지만 흔히 발생하는 가벼운 충돌이나 접촉사고 후에도 많은 환자들이 심한 통증과 목의 뻣뻣함을 호소한다. 특히 사고당일 보다는 하루 이틀 지나면서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도 흔한데 차량파손이 심하지 않으면 가해자나 보험회사에서 이상한 눈초리로 대하기도 한다.

 

경추 염좌의 경우 질병의 정도는 위중하지 않지만 환자의 고통은 개인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본적인 치료로 일정 기간의 안정이나 목보조기 착용 그리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복합해서 하도록 권한다. 그러나 환자들은 안정을 취하라는 말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고 약이나 물리치료를 하는 것에는 상당히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냥 안정만 취하는 것은 마치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목을 사용하지 않고 쉬게 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일 수 있다. 이것은 발목을 삐쳤을 때 체중을 싣지 않고 쉬도록 하는 것이 약을 먹는 것보다도 치료에 우선인 것과 같은 원리이다.

 

경추염좌의 치료에서도 약이나 물리치료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목의 근육들이 머리를 들지 않고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누워서 쉴 시간이 없거나 불가피하게 일을 해야 할 경우에는 목보조기라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부수적으로 적절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추가하면 최단 시간에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흔히 진료 현장에서 보면 목을 삐친 후 아픈 목을 뻣뻣하게 한 상태에서 무거운(?) 머리를 계속 들고 다니면서 약을 먹어도 왜 빨리 낫지 않느냐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환자들을 자주 보기에 적어 보았다. <이상평 신경외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