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병역의무 이행과 이를 바로보는 시각
스타들의 병역의무 이행과 이를 바로보는 시각
배우 현빈(30. 본명 김태평)이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3월 7일 해병대에 자원 입대한지 21개월만입니다. 현빈은 `12월 6일 경기도 화성 해병대 사령부에서 만기 전역했습니다. 추운 날씨였지만, 팬들의 열렬한 성원과 언론의 취재 열기로 뜨거웠습니다. 현빈은 씩씩하게 전역 인사를 전하다가 "그동안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복받쳐 오르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함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입대 전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면서 힘들다는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으며 적지 않은 나이에도 월등한 체력을 과시하며 해병대 시험에 통과해 사령부 모병 홍보부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전역 인사를 전하면서 "그동안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감추는 모습을 보였는데 나이든 사람들에겐 얼핏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필자 역시 “21개월을 복무했으면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짧게 마친 것인데. 나는 1966년 크리스마스 전날 해병대에 입대해, 김신조 바람에 36개월 1주일이나 복무하고 제대했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데~” 달라진 세태를 느꼈습니다.
제가 해병대에 입대할 당시는 보통 25~26개월을 근무했는데 월남전이 한창이어서 대부분 파병을 갈 때였고, 68년 1월 21일 북한의 124부대 무장 게릴라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를 습격하는 사태가 발생해 1년 가량 복무 기간이 늘어나 저는 소총소대와 수색대 특별기동대에 근무하다가 69년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전역,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께 큰절을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 씩씩하고 강한 모습의 현빈이 눈물을 흘리는 이미지가 잠시 약해 보였지만 어쨌든 그는 늦은 나이 만 서른에 군 복무를 마쳐 대견합니다. 그가 보낸 21개월이 결코 헛되게, 마이너스로 작용하지 않고 플러스로 도움을 줄 것입니다.
싸이(35. 본명 박재상)의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는 지난 7월 15일 유투브에 게재된 후 11월 24일에는 8억뷰를 넘어, 세계 최다기록인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를 누르고 당당히 1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12월 7일에는 9억 뷰를 돌파해 연내 10억 뷰 돌파가 예상됩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보다 세계적으로 한국인의 이름을 더 많이 알렸다는 싸이는 ‘강남 스타일’로 부와 인기를 한 몸에 모았지만 그 역시 한 때는 군 복무 문제로 시끄러웠습니다.
서울 반포중학-세화고-보스턴대학과 버클리 음악대학을 중퇴한 싸이는 2001년부터 가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정보처리사 자격증에 기초해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병역 특례 요원으로 선발되어 모 회사에서 병역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2004년 MBC TV에서 싸이가 병역특례를 위해 필요한 자격증을 갖추지 못한 점, 금품수수로 인한 불공정 병역특례인 점, 잦은 공연 활동으로 부실 근무를 했다는 것 등을 고발해 결국 2007년 7월 재복무를 통보 받았고 재판에서도 싸이가 패소해 12월 7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재입대했습니다.
당시 싸이는 입대 날짜 2주 후면 나이를 사유로 공익 입대가 가능하기도 했으나 싸이의 아내가 "싸이인데, 뭐 이리 싸이가 후지냐!"며 설득해 아내와 쌍둥이 딸을 남겨 놓고 현역 입대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싸이는 통신병, 연예병으로 근무를 했는데 그는 "군 복무 당시 나라와 상관, 마지막으로는 소녀시대에 충성했다"고 회고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제대 후 몇 차례 군 위문 공연을 하고, 출연료 전액을 군에 기부하며 남다른 군 사랑을 보여 주어 흐뭇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싸이가 방위산업체 복무를 하고도 부실 근무를 이유로 병역특례가 취소돼 재입대라는 정면 돌파를 택해 제대로 갔다 온 후 ‘라이브 무대의 왕자’로 성공적 가도를 달리는데 비해 싸이 이전에 인기스타였던 유승준(36)은 군 생활 때문에 국내 팬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입국도 제대로 못하는 신세가 돼 희비쌍곡선을 그렸습니다.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은 서울에서 자라나 97년에 가수로 데뷔해 몇 달만에 <가위>로 가요 순위 1위를 석권하는 등 인기를 누렸습니다. 2002년에 미국 영주권도 갖고 있었던 그는 처음에는 입대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지키지 않았고 몇 달 후에도 또다시 입대를 약속하고도 미국 시민권을 따내고 입대를 하지 않아 국내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과 반발을 샀습니다. 두 차례나 팬들 앞에서 거짓말을 한 꼴이 된 유승준은 한국 입국이 금지되었고 중국이나 싱가폴 등에서 배우와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최근엔 10년이 지났으므로 받아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반대 견해가 아직 완강합니다.
야구계에서도 군 입대 문제로 놓고 진로가 차이가 난 선수들이 있습니다. 지난 12월 1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옮긴 메이저리그 강타자 추신수(30)가 본보기입니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1년 미국에 진출해 시애틀 매리너스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다가 2005년 클리블랜드로 옮기면서 빅리거가 됐는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는 김재박 감독이 반대해 대표팀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으로 뽑혀 금메달을 따는 바람에 병역면제 혜택을 누리게 됐습니다.
반면 추신수의 부산고 2년 선배인 백차승(32)은 고교 시절 최고의 투수로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에 출전했다가 경기 중 팔꿈치가 아파 감독에게 그만 던지겠다고 요청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과정에서 불손하게 굴었다고 찍혀 대한야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징계를 받고 바로 미국으로 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2004년 메이저리그 승격 후 그는 미국 시민권을 따냈고 이로 인해 한국 대표팀 선발에서는 ‘병역기피 인물’에 ‘매국노’라는 폄하까지 받았습니다. 백차승은 팔꿈치 통증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2년 전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10월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했습니다. 하지만 부상으로 2군에 소속돼 시즌 내내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오릭스와 재계약을 바라면서 고향 부산에서 재기를 다짐하고 있는데 “국내 팀에서 불러준다면 언제든지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몸 상태도 좋지 않은 그를 데려 갈 국내 구단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고교, 같은 미국 팀에서 뛰면서 메이저리그에 늦게 올라간 추신수이지만 군 복무 문제가 해결되면서 돈도 많이 벌게 됐고 전성기를 맞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