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간호사의 병실일기-글로벌 시대, 우리는…
<수간호사의 병실일기>
글로벌 시대, 우리는…
올해 제주 도정은 외국인 관광객 150만명 유치를 목표로 정하고 있고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직항노선을 운항하여 편의를 도모하고 있어 제주시내 곳곳에서 종종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하거나(특히, 화장품가게에서) 시내관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이주민의 다문화가정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병원에서도 외국인들과 접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병원 수간호사로 근무한 지 16년이 되고 있어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변화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상황에 맞춘 처치와 간호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We are the world"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호텔에서 목욕을 하다 말이 어눌해지고 왼쪽에 마비 증상이 있어서 응급센터를 통해 입원했고 컴퓨터 촬영 등 검사시행 결과 뇌출혈이 있어 응급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어 신경외과 병동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신경외과 병동으로 이실 후에는 말도 조금씩하고 의사표현도 하면서 재활치료를 위한 물리치료실도 가고 휠체어도 타게 되어 본국으로 돌아 갈 정도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간호사가 병실 라운딩을 가면 밝게 웃으면서 맞아주곤 합니다. 만국공통어인 바디랭귀지로 얘기하다 보면 병실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기도 합니다. 제주한라병원은 의료관광 선도병원으로 지정되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위한 중국어 통역이 가능한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이처럼 중국인 환자가 입원 시 많은 도움을 받곤 합니다. 그러나 중환자실 등 이곳저곳에서 통역 직원을 찾다보니 우리병동에서는 간호사와 환자가 직접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느껴꼭 필요한 몇 가지 내용으로 팻말을 만들어 환자에게 손으로 가리키게 하거나 몸짓으로 표현하게 했더니 매우 좋아하셨습니다.
头疼吗? (머리가 아픕니까?)
全身疼吗? (온 몸이 아프세요?)
胃不舒服想吐吗?(속이 미식거리지는 않으세요?)
등 등
서툰 말과 글로 서로 표현하면서 같이 웃고 지낸 시간들이 환자나 보호자도 병원에 대해 그리고 간호사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우리도 외국인 환자에 대해 선입관과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를 배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외국인이 입원하게 되면 통역하는 사람도 불러 줘야지, 서류도 영문으로 작성해야지, 또 본국으로 후송해야지 등 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힘들어도 웃으면서 “We are the world"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환자나 보호자는 제주도에 믿을 수 있는 병원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거듭 감사의 말을 합니다. 제주도에 올 기회가 생기면 또 오고 싶다고 합니다. 이제 글로벌시대에 사는 우리 신경외과 병동 간호사는 모두 외국어 배우기 열풍에 휩싸일 것 같습니다.
<조윤희·71병동 수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