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떠난 호수여행, 남쵸와 암드록쵸
2012년/6월
하늘로 떠난 호수여행, 남쵸와 암드록쵸
▲ 지구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남쵸. 티베어로 '남'은 하늘, '쵸'는 호수를 뜻한다.
하늘의 아름다운 푸른빛과 히말라야 고봉의 하얀빛을 가득 담은 호수는 티베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문화이다. 수억 년 전 히말라야가 생성되면서 바다 깊은 해저가 솟아오르며 만들어낸 티베트의 호수는 성스러운 성지로서 티베탄들에게 어머니의 젖처럼 새로운 삶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눈이 부실 만큼 파란 생명 빛을 간직한 성스런 호수는 티베탄들에게 성지순례의 대상이자 영혼의 안식처이다. 현재 티베트에는 크고 작은 호수가 하늘에 떠 있는 별만큼이나 많다. 그 중에서도 티베탄들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은 마나사로와르, 남쵸, 암드록쵸, 라모 라쵸 4개의 호수이다. 이곳들은 각기 다른 의미와 상징성을 갖고 있어 티베탄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성호들이다. 그 중에서도 ‘하늘 호수’라는 뜻을 가진 남쵸는 티베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호수다. 2005년 11월 14일, 중국 국립 지리학 잡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호수 다섯 개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린 남쵸 호수. 티베트를 방문했다면 남쵸 호수의 아름다움을 놓쳐서는 안 된다. 맑고도 신성한 이곳은 티베트 청해성 지역의 상징과 같은 존재이다.
청해 호수 다음으로 큰 염수호인 남쵸 호수는 티베트 지역에서는 가장 큰 호수로 손꼽히며 겨울에도 얼지 않는 호수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발 4,718미터에 위치해있다. 길이 70킬로미터, 너비 30킬로미터에 이르는 남쵸 호수는 성호 마나사로와르가 카일라스를 남편으로 받들듯이 탕코라 산을 마주하고 있다. 호수는 강수와 높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눈 녹은 물로 수위를 유지한다. 호수 위에는 다섯 개의 섬이 떠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섬은 리앙두오 섬이다. 다섯 개의 섬까지는 이상한 모양의 돌들이 흩어져있는 육로가 연결되어있다. 코끼리 코 모양의 돌들도 있고 사람같이 생긴 돌들도 있으며 나무처럼 보이는 돌들도 있다. 특징적인 모양의 이런 돌들은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육로 위에는 자연이 만든 걸작인 작은 동굴들도 있다. 마치 지하도로처럼 길고 좁은 동굴과 종유석이 가득한 동굴, 지붕창이 나 있는 것 같은 동굴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자시 섬으로 연결되는 육로에는 기묘한 바위들과 가파른 봉우리, 자연적으로 생긴 돌사다리 등이 있어 신비하고도 매력적인 자연의 미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드넓은 호수의 빛깔은 하늘을 닮아 푸르다 못해 눈이 부시다. 호수의 물은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밝은 파랑색이다. 멀리로는 맑은 하늘이 호수 표면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맑은 물은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의 영혼까지 말끔히 씻어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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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곳을 상징하는 오색의 룽다와 검붉은 호숫물 그리고 히말라야 산군들이 어우러진 남쵸. |
남쵸에서 티베트의 어린 아이들의 순박한 눈망울을 만나다. |
남쵸 호수는 염호이면서 티베탄들에게는 성스러운 호수로 여겨지기 때문에 수천 명의 티베탄들이 몇 주에 걸쳐 호수 둘레를 돌며 ‘옴마니반메훔’을 외친다. 특히 양띠 해에 남쵸 호수를 돌면 다른 해에 비해 수천 번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해서 12년마다 남쵸 호수는 전국에서 모여든 순례자들로 북적댄다. 호수와 닿은 동서남북에는 각각 성소나 사원들이 들어서 있어 위대한 승려들과 티베탄들에게 육체적․정신적으로 불심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사파이어 빛의 거대한 남쵸 안에는 5개의 작은 섬이 있다. 이 섬들은 각기 불교에서 동서남북과 중앙을 의미하는 5방위를 뜻한다고 한다. 단순히 남쵸는 불교 순례지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티베탄들과 더불어 사는 모든 동물과 식물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곳이다. 염호임에도 물고기들이 살고, 주변에는 새, 야생 당나귀, 야크 등이 있어 동물과 식물의 천국으로 불릴 만큼 활기가 가득하다. 척박함 속에서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호수이다. 호숫가 바로 옆에는 오색찬란한 룽다와 탈루쵸가 세찬 겨울바람에 펄럭이고, 순례를 나선 티베탄들은 밀려왔다 밀려가는 호파처럼 쉬지 않고 코라를 돈다. 호수 주위를 도는 코라는 마나사로와르처럼 일주일가량 걸린다. 대부분의 티베탄들은 엄청나게 큰 바위산을 1시간가량 도는 코라를 즐긴다. 그리 크거나 높지 않는 바위산 밑에 이동천막이 많은 것으로 보아 수백 명이 한꺼번에 순례를 하는 듯하다.
▲ 갑자기 내린 폭설로 인해 먹을 찾으로 산에서 내려오고 있는 목동과 양떼들.
이곳을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 봄여름이 오면 야생 야크들과 산토끼, 그리고 다른 야생 동물들은 드넓은 호숫가를 유유히 거닐며 먹을 것을 찾는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철새들이 이곳에서 알을 낳고 새끼들을 먹이고 가끔씩 예쁜 물고기들이 호수 표면으로 뛰어올라 따뜻한 햇볕을 즐기기도 한다. 끝도 없이 펼쳐진 초록 풀 위에 양떼와 소떼가 흩어진 모습은 마치 하얀 담요를 펼쳐놓은 듯하고 유목민들의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골짜기를 따라 울려 퍼진다.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니 티베탄들이 남쵸 호수를 선과 행복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도 당연하다. 정말이지 남쵸 호수는 자연의 축복을 듬뿍 받은 곳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호수 주변을 돌고 있는 순례자. ▶
△여행 팁=일반적으로 티베트를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3월에서 10월까지다. 라싸는 고원지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라싸 여행을 계획한다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티베트는 어느 날이든 일교차가 매우 심하므로 따뜻한 옷을 꼭 준비해 가야 한다. 강한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선글라스와 선탠오일, 그리고 차양이 있는 모자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고산병이 염려스러운 사람들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복용하면 고산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