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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앞바다 돌고래 방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제주한라병원 2012. 7. 5. 09:50

2012년/6월

구럼비 앞바다 돌고래 방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3월 12일 과천 서울대공원을 방문해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고향인 제주도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밝힌 이후 논란이 일었습니다. 박 시장은 ‘제돌이(13살)’의 공연을 중단하고 구럼비 앞바다에서 헤엄쳐야 마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론자들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찬성했습니다.  

서울시는 여러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방사가 가능한 돌고래를 선정했고, 외국의 다양한 사례도 참고해 장기적인 방사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대공원에 있는 총 다섯 마리의 돌고래 중 이번 계획에 제돌이만 선정된 것도 제돌이만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는 겁니다.


박 시장이 돌고래 방사를 발표하면서 "(제돌이가) 구럼비 앞바다에서 맘대로 헤엄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부분은 제주 해군기지 문제와 맞물려 정치적 논란이 될 소지가 있습니다.또 돌고래 한 마리를 방사하기 위해 8억 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 서울시장이 돌고래 방사 계획을 서울대공원에 직접 가서 발표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현재 돌고래쇼나 체험장이란 이름으로 잡혀있는 돌고래는 모두 4곳에서 21마리. 7월초 개장예정인 한화그룹의 제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쿠아플라넷에 있는 5마리까지 합하면 모두 5곳 26마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시장의 이야기가 있은 후 지난 4월 제주법원은 퍼시픽랜드(주)의 돌고래 5마리의 방사를 결정했습니다. 제주지법은 제주 바다에서 그물에 걸린 돌고래를 마리당 700만~1,000만원에 사들여 공연에 이용한 혐의(수산업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공연업체 퍼시픽랜드 대표 허모씨(53)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업체가 데리고 있던 돌고래 5마리에 대해서는 몰수형을 결정했습니다. 이 업체에서 잡았다가 살아남은 6마리 중에서 1마리가 서울대공원 바다사자 2마리와 교환된 제돌이입니다.


논란 끝에 서울대공원은 돌고래 쇼를 존속시키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다만 기존 유료 공연이 아닌 교육적 요소를 포함한 무료 생태설명회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서울대공원은 5월 8일 시민여론조사•시민토론회•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1,000명 시민 여론조사에선 △돌고래 공연지속 52% △돌고래 공연 폐지 40% △모름•무응답 8%의 응답을 보였다. '공연지속'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차례 열린 시민토론회에서는 제돌이 방사에 대해서는 대부분 참가자들이 지지했으나, 돌고래 쇼 지속 여부에 대해선 찬반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돌고래 쇼 관련 게시 글 총 7,283건을 대상으로 한 SNS 여론 분석 결과는 돌고래 쇼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56.8%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긍정적 의견인 23.2%보다 두 배 이상 앞선 수치입니다.


 이원효 서울대공원장은 "시민 의견을 종합 수렴해 인위적 쇼가 아닌 교육적 요소를 포함한 무료 생태 설명회로 돌고래 쇼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돌고래쇼 무료 전환에 따른 손실액 11억 여원은 서울시 재정보전과 자구노력 등으로 충당한다는 게 동물원측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럼, 이 세상의 동물원에 있는 모든 동물들이나 집에서 어항에 키우는 금붕어와 새장의 새들도 방사해야 하느냐?”며 반대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돌고래 방사가 서민들 살림살이보다 중요하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박 시장이 우선순위를 잊어버리고 이번에도 그 특유의 ‘즉석행정’'쇼맨십 이벤트 행정'을 한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눈길이 늘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 예산을 들여 돌고래를 방사하겠다는 방침은 그토록 비판받던 오세훈 전 시장의 전시행정과 닮은꼴이 아닌지 씁쓸합니다. 심지어는 중국에서 잡힌 탈북 주민들을 다시 북송시키는 것과 같은 행위와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도 나올 만 합니다. 또 어떤 이는 세계적인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는 남방큰돌고래가 멸종위기종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보존의 입장에서 가치있는 일은 아니라는 주장도 합니다.


우리가 유기견이나 유기묘는 안락사 시키면서 돌고래 한 마리에게 이런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세금을 낸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 아닐까요.
필자는 지난 4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LG의 서울개막전을 취재하러 승용차를 운전하고 갔다가 정문 주차장을 들어가기 직전 주차비를 받는 톨게이트에서 30분 가량 애를 먹었습니다. 동문 입구가 세 곳인데 단 두 군데만 여는 바람에 더욱 밀린 것입니다. 그래서 온라인 칼럼에 ‘“너무 합니다”박원순 시장님 잠실구장 한번 와 보세요’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주차장 문제와 더불어 서울시가 지난 해 말 시장이 바뀌고 난 후 잠실야구장 광고권을 그동안 관리하던 LG-두산 두 구단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찾아가고 임대료-위탁료도 무려 85%가 오른 떼돈을 납부케 한 것에 대한 비판 내용을 담았습니다.


본래 구장 임대료는 3년마다 4억원씩 올려받기로 약정했으나 작년 13억 8,600만원에서 85%가 오른 25억 5,800만원으로 올리고 두 구단이 번 구장 광고료는 작년 24억 4,500만원에서 서울시가 가져가면서 3배 가량 오른 72억 2,000만원을 광고업자가  내야 합니다. 프로야구는 최근 인기가 한층 달아오르면서 연간 700만 관중시대가 됐으나 실제 구단은 아직도 적자를 보고 있으니 자립할 때까지는 야구단 수입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에 올린 이 칼럼을 읽고 댓글이 무려 1천여개가 올랐습니다. 서울시의 무분별한 행정에 대한 공감을 적은 댓글이 대부분이었으나 3분이 1 가량은 박원순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주차에 신경을 쓰지 말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프로야구가 최고인기 스포츠가 되면서 돈도 많이 버니 번 돈을 가져가 서울시 복지비에 보탬이 돼 괜찮은데 왜 네가 나서서 그러느냐?”
전철이나 버스는 타고 가고 싶어도 못 타고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 같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나 나이 든 어르신들과 아기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듭니다.
이 칼럼이 나간 다음 날부터 주차장 톨게이트는 세 군데로 늘렸고 박원순 시장은 지난 6월 11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LG 양 구단 관계자와 야구인, 팬 등 100여명이 모인 야구청책위원회-워크숍을 열고 잠실야구장에 대한 각종 의견을 들었습니다. 야구장내 3루측 덕아웃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이날 모임에 참석한 야구인과 시민들은 서울시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내놓았습니다.


 팬들은 “이 같은 청문회도 여는 시장이 있어 다행이다”고 반기지만 야구인들은 “동대문야구장을 서울시가 없애고 새로운 야구장을 지어준다고 해놓고서 감감무소식이다. 괜히 겉으로만 듣는 척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