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학자금지원제도 적극 활용 바람직
2012/2
등록금 부담 낮추기
정부지원 학자금지원제도 적극 활용 바람직
한국인의 뜨거운 교육열은 한국전쟁 후의 폐허 위에서 변변한 자원도 갖지 못했던 우리나라를 불과 반세기만에 국민소득 2만불까지 고속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2012년. 주위에서 반값등록금을 기대하는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애틋한 바람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필자가 대한민국의 공식 대학생 학자금지원 준정부기관인 한국장학재단에 재직하면서도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에 대한 정보를 전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2월이 때마침 등록금 납부 기간이니 이번 호에서는 등록금 부담을 낮출 몇 가지 지원책들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전세계적으로 단연 1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100명 중 약 80명이 대학에 진학한다. 선진국들의 경우 많아야 50~ 60%가 최고 수준이고 대개는 40% 안팎인데 비해 우리는 비정상적으로 진학률이 높다. 그러다보니 가계가 부담해야 하는 고등교육 비용도 매우 높다. 대학들 스스로 등록금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줄 것을 기대해보지만, 정부는 그와 별도로 등록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한국장학재단에서는 연간 학자금대출로 3조원, 무상 국가장학금으로 약 2조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자금 지원은 크게 둘로 구분된다. 무상으로 지급하는 장학금(grant)과 빌려 쓰고 나중에 갚는 대출(loan)이다. 먼저 장학금을 살펴보면 2012년부터 수혜대상과 금액이 대폭 확충되었다. 작년에는 약 5천억 원이던 재원이 올해부터는 약 2조 원으로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신청방법은 <국가 장학금> 신청기간에 학생명의의 공인인증서를 준비하여 온라인(www.kosaf.go.kr)으로 신청하면 된다. 신입생과 복학생, 그리고 지난번에 미처 신청하지 못했던 재학생까지 포함해 3월 2일부터 15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이 외에 4년 동안의 등록금전액과 과학활동장려비를 주는 대통령과학장학생, 등록금전액을 주는 이공계국가장학생, 인문사회계국가장학생 등 성적우수장학금의 종류와 자격은 좀 복잡하니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무상 국가장학금을 못 받거나, 받는다 해도 등록금에 부족한 경우에는 정부지원 학자금대출을 활용하면 좋다. 금리도 연 3.9%로 시중보다 매우 낮고, 상환 방식도 학생에게 편리한 제도다.
일명 <든든학자금> 이라 불리는 ‘취업후 상환학자금’ 대출이 대표적이다. 학교 다닐 때 등록금 실비전액까지 한도 없이 빌려 쓰고, 취업이나 창업 등을 통해 일정수준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그때부터 갚아나가는 방식의 대출이다. 그동안 발생하는 이자는 누적만 되다가 상환시점부터 분할 부과된다.
올해 1학기의 경우 연 3.9%라는 낮은 금리로 활용가능한데, 두 가지 조건이 따른다. 직전 학기 성적이 C학점(70점) 이상이며, 소득수준이 7분위-소득분위는 10단계로 나뉘는데, 높은 쪽이 10분위이고 낮은 쪽이 1분위다-이하이면 자격이 된다. 군복무기간 중의 이자는 전액 국가가 지원해준다. 대출신청시에도 공인인증서가 필요하고, 현재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중이다. 신청 후 자격심사를 거쳐 대출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이미 등록금을 납부했더라도 3월 26일까지 신청해서 자격조건이 충족되면 기납부한 등록금만큼 대출받을 수 있다. 더불어 한 학기에 백만 원씩 연간 2백만 원까지 생활비 대출도 같은 조건으로 쓸 수 있다. 게다가 소득분위 3분위 이하이면 생활비대출에 따르는 이자를 취업시까지는 면제해준다.
든든학자금 자격이 안 되는 소득 8~10분위 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은 ‘일반상환 학자금’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대출은 든든학자금과 달리 대출받고 난 뒤 다음 달부터 이자를 납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가능하면 든든학자금을 활용하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농어촌출신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융자 제도가 있다. 학부모가 6개월 이상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였거나 본인이 6개월 이상 농어촌에 주소를 두고 농어업에 종사한 경우 무이자로 학자금 전액을 대출해주고 졸업 후 2년이 지나면 상환이 시작되는 제도다. 1학기분 신청기간은 지났지만 자격이 된다면 다음 학기에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대출이다.
일년 등록금이 천만 원에 육박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만큼, 정부지원 학자금 지원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활용하여 자녀의 등록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추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