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유리공
2010년/1월
내 인생의 유리공
1999년 연말 무렵으로 추억의 시계를 되돌려보니, 새 천년이 온다고 온 세계가 술렁이며 설레임에 수선을 떨었던 것이 너무 생생하다. 그런데 벌써 새로운 10년의 출발인 2010년 새해가 밝았다. 시간의 흐름이 화살과 같다는 비유가 참 실감나게 와 닿는다.
새해의 첫 머리에 서 있는 우리는 모두 금년 한 해 이루고자 하는 꿈과 소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마련이고, 저마다 성취에 대한 각오와 의지를 불태우기도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특히 서로간에 꿈을 크게 갖고 또 꼭 이루라는 덕담(德談)을 나누는 것이 어울린다. 예를 들어 ‘자신의 꿈 목록 옆에다가 꿈이 이뤄질 날짜를 적는 순간 꿈은 현실이 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덕담. 또는 ‘꿈은 꿈꾸는 자에게만 이뤄지는 특권’이라는 덕담을 모든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이러한 덕담을 해주시는 분들 대부분이 인생의 가치를 매우 귀하게 여기고 유한한 시간의 불꽃을 애지중지 아껴가며 태워온 분들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체험한 값진 어떤 것을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어 이를 말씀해 주시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귀한 덕담을 해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하게 배우며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때로는 꿈과 소망을 이뤄가는 과정에 너무 몰입된 나머지 자기 주변 가까이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망각하거나 무관심한 채로 한동안을 살아가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다. 꿈꾸고 소망하던 어떤 것을 성취하고 문득 주위를 돌아보는 어떤 이가 있다고 하자. 그가 원하던 것을 이룬 후 그 열매를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할 가족과 친구, 또는 건강이 없다면 그 얼마나 허무한 노릇인가.
그래서 필자는 신년 첫 호에서 새해 인사를 겸해 필자가 너무 좋아하고 연초 마다 되새기는 글귀를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삶이란 공중에서 다섯 개의 공을 돌리는 저글링 게임(Juggling game)입니다. 다섯 개의 공에 각각 일(Work), 가족(Family), 건강(Health), 친구(Freiend), 자기자신(Spirit, 영혼)이라고 이름붙이고 그것들을 공중에서 돌려봅시다.
당신은 곧 일이라는 공은 떨어뜨리더라도 바로 튀어 오르는 고무공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가족, 건강, 친구, 자기자신이라는 다른 네 개의 공은 유리공이라서 그중 어느 하나라도 떨어뜨리게 되면, 닳고 긁히거나 깨져 다시는 전과 같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이 다섯 개 공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 중 략 >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살진 마십시오.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을 음미하는 여행입니다. 어제는 역사(History)이고 내일은 미스터리(Mystery)이며 오늘은 선물(present)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 글은 2000년 코카콜라 회장 더글라스 태프트(Douglas Taft)의 신년사 中 한 구절이다. 필자가 가끔 되새기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래서 보석처럼 아끼는 글이다. 여기 나오는 다섯 개의 공이야기는 원래 제임스 패터슨이라는 작가가 쓴 ‘니콜라스를 위한 수잔의 일기’라는 부제의 ‘일기(The Diary)’라는 책에서 인용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실제 경험에서 느꼈던 인생의 절실함을 다섯 개 공의 비유를 통해 이야기한 것이었다.
한라병원과 인연을 맺은 모든 한라 가족 여러분께서도 올 한해 꿈을 이루어가면서도 가족과 건강, 친구, 그리고 자기의 튼튼한 영혼이라는 네 가지 유리공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늘 깨어서 지내시기를 기원한다. 더불어 ‘오늘 하루가 미래의 이틀보다 소중하다’는 단순한 진리를 필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매일 떠올리고 감사하며 생활하게 되길 바란다.
인생은 그 걸음걸이 순간순간 마다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과거에도 미래에도 비교하지 못할 현재의 중요성을 잊지 말자. 현재를 소중하고 예쁜 선물로 느끼며, 꿈과 소망으로 가는 길에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의 고마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해보자. 여러분 모두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