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매거진/한라병원포럼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구요?"

제주한라병원 2012. 1. 26. 09:09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구요?"

 

 

 

 

<김동렬 제주한라병원 건강증진센터장>


 
건강검진을 마친 분들에게 올바른 스트레스 해소를 적극 권하기도 하는데, 적지 않은 분들이 이러한 말로 되받아 치곤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구요? 아니 어떻게 스트레스를 받지 말란 말입니까?"  옳은 말이다. 다만 말씀 드린 권유의 말-스트레스를 잘 푸시기 바랍니다-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와 같은 반문은 필요 없을 것이다. 도대체 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렇기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는 노력보다는 받은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것이 더 올바른 애씀이라고 할 수 있다.

 

술이나 담배와 가까운 분들이 참 많다. 그 분들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나쁜 친구를 택한 셈이다. 어떻게든 마음의 고통을 해결하고자 애를 쓴 것이겠지만 이는 몸(육체)을 망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묵묵히 스트레스를 해결하고자 애를 쓰는 분들도 있다. 분을 속에 집어넣고 삭이는 경우가 바로 그러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입을 꼭 다물고 참는 방법은 '착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본인의 건강에는 착하지 않은 방법이다. 결국 '속상하다'라는 말처럼 '속'(위장, 심장)이 '상'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니 말이다.

 

물론 속사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술이나 담배와 친한 분들도 그 해로운 친구를 택하기 이전에 속에 집어넣고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답답하기만 한데 도대체 풀 방법은 없고, 일단은 입에 담배를 물게 되며 저녁시간에는 술을 집어넣게 되는 것이다. 정도와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대부분의 질병이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다. 대표적인 속병으로는 위장질환, 심혈관 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을 꼽을 수 있다.

 

사람은 육체만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육신의 겉옷 안에 영혼이라는 속살을 가진 존재인 것이다. 그렇기에 눈에 보이는 원인을 도려내는 노력과 함께 마음의 병인을 해결하는 것이 온전한 치유를 위해 중요한 발걸음인 것이다. 스트레스를 올바른 방법으로 풀게 되면 질병이 시비를 거는 경우가 줄게 되며, 치료 중인 병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한 번 약을 먹게 되면 평생 먹어야 된다는 무자비한 속박으로부터도 말이다.

 

조용하고 생각이 많은 분들이 보통 술과 담배를 찾게 되며, 이런 분들에게 속병이 많은 경우를 발견하곤 한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를 잘 풀기 위해서는 고민을 멈추고 단순하게 입을 열어야 한다. 그 대표적 방법이 소리를 지르거나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방법이다. 주변의 시선이 염려될 경우에는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하는 방법도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여성의 경우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도 있는데 이 방법도 괜찮은 방법이다. 다만 여기에는 주의점이 있는데, 상대방에게 분을 담아 소리를 지르거나 타인의 험담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렇게 하면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자신과 타인의 영혼에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소리 지르는 것에 대해 염려하는 분들에게는 심호흡을 추천하곤 한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코로 깊이 들이 마셨다가 입을 열어 내쉬기를 세 번 정도 반복하면 된다. 우리 모두는,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무조건 소중한 존재이다. 다른 조건적 이유는 없다. 소중한 존재이므로 소중하게 나를 관리해야 한다. 내가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 나쁜 친구들과도 멀어지게 된다. 입을 연 스트레스 해소. 이 단순한 방법을 통해 소중한 건강을 소중하게 관리하기 바란다.<2012. 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