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종료코너/안대찬세상만사

감사와 웃음으로 되찾는 행복 (Ⅲ)

제주한라병원 2011. 11. 14. 09:56

2009년 / 1월

 

감사와 웃음으로 되찾는 행복 (Ⅲ)

-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새해의 첫 달을 즈음해서 글을 쓸 기회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대개 ‘희망찬 새해를 맞아...’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그것이 연하장이든 기고나 컬럼이든... 필자도 대부분 그래왔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그런 인사말을 쓰기가 쑥스러울 정도로 우리 주변이 무겁고 어두운 공기로 둘러싸인 듯 하다. 

 

직업이 ‘홍보’이다보니 생활 속에서 신문과 방송을 늘 끼고 살아가야 하는 필자로서는 요즈음 하루하루가 고난의 행군이다. 우리가 접하는 언론매체 여기저기서 “좋지 않다, 어렵다, 힘들다, 걱정이다....” 등의 부정적 내용들이 흘러 넘치는데, 게다가 그것을 꼼꼼히 살펴봐야만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고역이다. 원래 언론이 잘못된 것, 안 좋은 것 들춰내서 바로잡고 깨끗하게 하려는 속성이 강한데다 최근에는 미담이나 희망적이고 즐거운 소식은 눈씻고 찾아보려 해도 찾기 어려운 탓도 있다. 이런 좋지 않은 분위기가 사회적인 부작용이 되어 보슬비에 옷 젖듯 많은 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기 시작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의식적으로라도 어떻게든 크고 호탕하게 웃음으로써 삶의 태도를 밝게 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웃음이야말로 사람의 우울함이나 슬픔, 심적 고통의 부작용을 치료하거나 적어도 많이 줄여주는 최고의 명약(名藥)이기 때문이다.

 

병원 관계자 여러분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꼴이 될 것’이라 민망하지만 이해해주시리라 믿으며 웃음의 효과를 살펴보자. 우리가 한번 크게 웃을 때마다 20여 가지의 쾌감 호르몬이 생성된다고 한다. 그 중 엔돌핀이나 엔케팔린과 같은 성분은 통증완화 효과가 유명한 진통제인 모르핀보다 약 200~300배나 강하다고 한다. 만약 이 효과를 돈으로 환산해 본다면 한번 크게 웃을 때마다 200만원 가량의 값어치가 된다고 하니 돈 벌기(?) 정말 쉬운 셈이다. 반면 코르티졸과 같이 몸에 안좋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억제하거나 배출시켜줌으로써 몸을 이롭게 해주는 것이 웃음이다. 또 크게 웃을 때면 우리 몸에 있는 600여개 근육 중 약 3분의 1인 230여개의 근육이 움직인다고 하니 운동효과도 만점이다.

 

지금과 같이 과학이 발전하기 전인 과거에도 이미 웃음의 긍정적 효능에 대한 이야기는 전해져왔다. 당나라 장안에서 약재를 팔아 거부(巨富)가 되었던 ‘송청’이라는 사람은 ‘구불약(九不藥)’이라는 약재를 개발했다(실은 ‘구불약(九不藥)’이라는 용어를 만든 것이지만). 구불약은 실제 약재가 아니라 웃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송청은 웃음 속에 9가지 ‘불(不)’을 치료하는 묘약이 있다고 했단다.

 

- 구불약(九不藥)의 치료대상  
 

 1. 불신(不信) : 웃음은 상대방이 나에게 갖는 불신을 없애준다.
 2. 불안(不安) : 웃음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불안도 함께 없애준다.
 3. 불앙(不怏) : 웃음은 원망을 품거나 복수하려는 마음을 없애준다.
 4. 불구(不勾) : 웃음은 비뚤어진 생각을 없애준다.
 5. 불치(不値) : 웃음은 물건값을 속인다는 생각을 없애준다.
 6. 불의(不倚) : 웃음은 나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준다.
 7. 불충(不衷) : 웃음은 성의가 없다는 생각을 없애준다.
 8. 불경(不敬) : 웃음은 공손하지 않다는 불쾌감을 없애준다.
 9. 불규(不規) : 웃음은 규칙을 어길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없애준다.

 

 

 잡보장경(雜寶藏經)이란 불경에서도 웃음의 효용을 언급하고 있다. “남에게 베풀 때에 많건 적건 재물이 드는 법인데 재물 없이도 베풀 수 있는 7가지가 있다”는 ‘무재칠시(無財七施)’ 중 하나인 ‘자비롭고 미소띤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란 의미의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가 그것이다. 이를 줄여 안시(顔施)라고도 한단다.

 

- 無財七施(무재칠시-사람이 돈 없이도 베풀 수 있는 일곱가지 보시)

 

1. 眼施(안시) : 부드럽고 편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것
2. 和顔悅色施(화안열색시): 자비롭고 미소띤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것
3. 言辭施(언사시) : 공손하고 아름답게 말하는 것
4. 心施(심시) :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
5. 身施(신시) : 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행하여 남을 돕는 것
6. 床坐施(상좌시) :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
7. 房舍施(방사시) : 내 집에서 하룻밤 묵어가게 하는 것
- 雜寶藏經(잡보장경)-


게다가 인간의 뇌는 억지로 만든 웃음과 실제 웃음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이유로든 웃기만하면 몸은 좋은 호르몬을 여러가지 만들어주고 체내의 안좋은 것을 배출시켜준다. 물론 유머와 재치로 주변사람과 나누는 웃음이 가장 좋겠지만 필자는 혼자서든 여럿이 모여서든, 또 개그 프로그램을 재방송으로 보면서라도 소리내어 웃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몸에 쌓여가는 우울, 스트레스, 슬픔, 괴로움 찌꺼기들을 몸밖으로 내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병원 안팎의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올 한해가 ‘긴축하느라 어려운 해’에 머물지 않고 희망과 소생, 번성의 기운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 모두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열심히 그리고 자주 웃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올 한해 온몸으로 실천해야할 금언(金言)을 함께 힘차게 외쳐보자.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안대찬 한국기업데이터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