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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의 낙원, 보츠와나 초베 국립공원

제주한라병원 2025. 1. 21. 09:40

 

야생동물의 낙원, 보츠와나 초베 국립공원

 

  1969년부터 KBS에서 매일 저녁 방영하는 동물의 왕국은 성우의 구수한 입담과 더불어 신기한 동물의 세계를 아주 재미있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동물의 왕국은 아프리카 여행을 한 번쯤 꿈꾸게 한다.   그래서 모든 여행자는 지프차를 타고 동물들의 서식지를 찾아다니는 사파리가 인생 최고의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을 몇 번씩 떠난 이유도 바로 이런 야생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보츠와나  아프리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광활한 초원을 누비는 사파리와 부시맨(Bushmen)의 전통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아프리카 내륙 깊숙이 자리한 보츠와나이다.

  우리에게 여전히 낯선 대륙 아프리카’. 그중에서도 보츠와나는 이름조차 익숙지 않은 나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물의 왕국을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오카방고 델타(Okavango delta)’초베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이 두 곳이 보츠와나를 대표하는 자연 유산이자 동물들의 천국으로 꼽히는 곳이다.

  생생한 동물의 왕국을 체험할 수 있는 보츠와나는 아프리카 한가운데 있다. 서쪽으로 나미비아, 동쪽으로 짐바브웨, 북쪽으로 잠비아, 남쪽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내륙 국가이다. 내전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비교적 정치, 경제적으로 안정된 보츠와나는 남북한이 동시에 수교를 맺은 나라이기도 하다.

  보츠와나 국명은 인구의 79%를 차지하는 츠와나족의 말로 츠와나족의 땅이라는 뜻이다. 언어는 츠와나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종교는 대부분 개신교와 가톨릭이다.

 

  초베 국립공원 사파리  보츠와나에는 여러 개의 국립공원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곳은 오카방고 델타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여행자들이 자유롭게 사파리를 즐기기에는 다소 험하고 깊이 들어갈 수도 없다. 반면 규모는 작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많은 동물이 밀집해 있는 이른바 동물의 왕국이라 불리는 초베 국립공원 사파리를 선호한다.

  초베 국립공원 사파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보트를 타고 초베강 주변에 서식하는 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보트 사파리. 더운 날씨 때문에 종일 강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하마를 비롯해 450여 종의 새떼들이 강 주변에 모여 있다. 보트의 엔진을 끄고 조용히 물가로 다가서면 낮잠을 즐기고 있던 악어와 진흙으로 목욕을 하는 코끼리들까지 볼 수 있다.

  보트 여행이 끝나면 본격적인 지프 사파리가 시작된다. 문과 창문이 없는 차에 몸을 싣고 드라이버의 감각에 의지해 광활한 초원을 누비며 동물을 찾아 나선다. 사파리는 주로 동물들의 활동이 활발한 일출과 일몰 때 주로 이루어진다. 지프의 흔들림 속에서 멀리 보이는 임팔라 떼, 나뭇가지 위에서 목을 빼고 내려다보는 기린, 목초지를 질주하는 치타의 모습은 동물원에서 느낄 수 없는 생생함을 선사한다.

 

  야생동물 천국  우리가 TV로 많이 보던 동물을 보기 위해서는 먼저 초베 국립공원 서쪽에 있는 사부티 습지(Savuti Marsh)’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여기에는 치타, 사자, 혹멧돼지, 임팔라, 얼룩말, 영양, 코끼리, 코뿔소, 다양한 조류 등을 관찰할 수 있고, 북서쪽에는 리니안티 습지(Linyanti Marsh)’에서는 표범, 들개, 영양, 하마, 코끼리, 악어 등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동물들을 제대로 보려면 하루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대개 사흘 정도 머물러야만 야생동물의 참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하루에 최강의 포식자들을 볼 수도 있다. 코끼리와 하마 등은 강 주변에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저 멀리 임팔라와 누 떼 정도는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사자나 표범 등은 사람들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조금의 운이 따라야 한다.

  수많은 동물 중에서 초베 국립공원 어딜 가든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은 코끼리이다. 현재 이 국립공원에는 약 50,000마리로 추정되는 대규모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어, ‘코끼리의 수도라는 별칭을 얻었다. 일명 칼라하리 코끼리로 알려진 이 코끼리 떼는 지구상에 있는 코끼리 중 가장 덩치가 크다. 하지만 토양의 칼슘 결핍으로 인해 부서지기 쉬운 상아와 짧은 어금니가 특징이다.

 

  부시맨  초베 국립공원에서 다양한 동물을 보았다면 다음은 야생동물과 삶의 궤적을 함께한 원주민 부시맨을 만날 차례이다

  우리에게 일약 콜라병으로 유명해진 부시맨이 이곳 원주민인데 이들은 원래 (San)이고, 다른 말로 바사르와(Basarwa)’라 부른다. 이들은 사냥감과 과일 그리고 물을 찾아 옮겨 다니는 부족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사냥을 잘하는 부족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3만 년 전부터 야생동물과 함께 생활한 부시맨은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오지를 상징하는 종족이었다. 하지만 초베 국립공원 일대에 거주하는 소수의 부시맨은 더는 콜라병에 놀라지도 않고, 목에 휴대폰을 걸었을 만큼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산 지 꽤 됐다. 부시맨의 사냥술은 점차 퇴색되었지만, 야생 본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광활한 목초지에 흩어져 있는 동물과의 교감을 위해 사람들은 사파리 여행을 떠난다. 초베 국립공원에서의 사파리 여행은 단순히 동물을 보는 것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삶을 느끼게 한다. 어미 코끼리 곁에서 젖을 빠는 새끼 코끼리, 갓 사냥한 먹이를 나누는 사자 가족, 바람처럼 달리는 치타의 모습을 코앞에서 마주하는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수많은 야생동물과 함께한 보츠와나 사파리는 진정한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를 느끼게 하는 소중한 여행이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기린 ,  얼룩말 등이 한가로이 오후 햇살을 즐기고 있다 .
사자와 같은 강자를 만나기 위해 잠시 쉬고 있는 여행자들 .
보츠와나 원주민 ,  부시맨의 모습 .
초베강에서 잡은 생선들을 매매하는 상인들 .
수상 보트를 타고 초베강 사파리를 즐기고 있는 여행자들 .
보트에서 바라다본 코끼리 무리 .
자기 영역 침해를 아주 싫어하는 하마 .
지프 차를 타고 본격적인 사파리 여행하는 여행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