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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무한한 응원과 도움 덕에 잘 적응

제주한라병원 2022. 6. 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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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무한한 응원과 도움 덕에 잘 적응

 

 

2020년 2월 21일로 기억한다. 아주 선명하진 않지만 날짜만큼은 정확히 기억이 나는 것이, 대구에 위치한 한 종교단체의 집단감염으로 인하여 코로나바이러스가 대 확산되었고,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며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메르스(MERS)때도 근무를 했었기에 큰일이 났다고 여겨졌지만, 코로나19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종식되어 일상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하며 맡은 바 업무를 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완전히 어긋났다. 코로나19는 메르스(MERS)보다 훨씬 강력하고 무서운 바이러스였고,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았다.

 

청정지역인 제주에서도 확진자가 늘면서 병원은 비상사태가 되었고, 육아휴직을 앞 둔 나는 더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동료들이 고생할 생각에 마음은 무거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에 수고하시라는 말을 전하고 육아휴직을 하게 되었다.

 

육아휴직 중에 코로나 검사를 위해 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을 때 환자의 민원을 받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여느 직원의 목소리는 다 잠겨 있었고, 코로나 방역복을 입고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직원들을 보면서는 그동안 얼마나 고생 했을지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병원직원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이 멋있었고, 나 역시 병원의 한 식구인 것이 자랑스러웠다.

 

병원직원들이 고생하는 동안 나의 육아휴직도 만만치 않았다. 첫아이는 백지상태의 육아라 어려움이 많았고, 둘째아이는 첫아이를 키워봤기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둘째아이는 너무 예민하고 엄마바라기였기에 한시도 떼어 놓을 수가 없었다. 정말 육아만을 위한 휴직 이었다. 그 와중에 같은 시기에 육아휴직 중이던 사촌은 1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코로나19로 인하여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권고사직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내게는 다시 돌아갈 직장이 있다는 것이 축복이긴 했지만, 그동안 손 놓았던 일을 내가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불안도 많았다. 그렇게 걱정과 불안을 한아름 지고 복직을 했는데, 나의 이런 마음은 기우였다.

육아휴직을 간 사이 병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동료직원들이 무한한 응원과 도움 안에서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다.

 

개원 후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일들이 있었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늘 그랬듯이 묵묵히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직원들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어떤 일들이 발생될지 알 수는 없지만 마음을 함께하는 동료직원들이 있다면 그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영지원팀 강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