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매거진/언론인칼럼

도내 의료서비스 질 높이는 노력 모아져야

제주한라병원 2022. 4. 12. 09:35

 

대선 끝나 관광청 신설·상급병원 지정 등 당선인 공약 이행 관심

비용·시간 등 불편 감수하며, 원정진료 떠나는 경우 여전히 많아

 

향후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어갈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초접전 양상을 보인 끝에 막을 내렸다. 선거 결과는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1%P도 되지 않은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당선인의 공약은 물론 낙선인들의 제주관련 공약까지도 모두 수용해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당선인을 포함 여러 후보들이 선거과정에서 밝힌 의료관련 공약은 그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선거 과정에서 밝힌 공약만 놓고 봤을 경우 누가 당선되든 제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됐었다. 현실성이 더 커진 윤석열 당선인이 내세운 관광청 신설과 상급종합병원 지정 등은 제주도의 현안 해결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반면 갈등이 현재진행형인 제2공항 문제는 또 다른 갈등을 야기 시킬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민들의 지혜가 필요한 사안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제주관련 8대공약에는 상급종합병원과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이 포함돼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한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행하는 제3차 의료급여기관을 말한다.

다발외상, 뇌혈관장애, 심근경색 등 심폐위기에 직면한 환자를 수용․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 이곳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진단과 치료 체제가 24시간 갖추어져야 한다.

11개 진료권역별로 매 3년마다 종합병원의 신청을 받아 평가하여 우수한 의료기관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한다. 2011년부터 도입되었다. 평가 항목에는 진료기능, 교육기능, 인력․ 시설․장비, 질병군별 환자의 구성비율, 의료서비스 수준, 진료권역별 소요병상 충족도 등이 다.

제주도에는 현재 종합병원 6곳이 있지만 중증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없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상급종합병원은 전국적으로 현재 45곳이다.

서울권과 경기권, 충북과 전남, 강원권 등으로 나눠 권역별로 평가해 지정하고 있다. 서울에 14개, 경기권에 8개, 강원도에도 2개가 있는 등 광역자치단체별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것은 현 제도상 제주가 서울권역에 포함돼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력과 장비, 공공성 등 30개 항목 평가에서 서울의 유명한 대형병원들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70만 명에 육박하는 제주 인구와 한 해 1,500만여 명에 이르는 관광객, 섬이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상급종합병원 권역에 제주권역을 별도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원정 진료를 떠난 도민은 병원을 이용한 전체 도민 환자 가운데 16%인 11만 3천여 명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든 비용도 1,8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치료기간 환자와 보호자가 부담하는 항공료와 숙박비까지 포함하면 도민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감염병전문병원도 제주도로서는 설치가 시급성을 요하기는 마찬가지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감염병의 연구·예방, 전문가 양성 및 교육, 환자의 진료 및 치료 등을 위한 시설, 인력 및 연구능력을 갖춘 병원으로, 국가가 설립하거나 지정하여 운영된다.

현재 국내에는 4곳이 건립 지역으로 선정된 상태로 제주도는 세 번째 도전에도 무산된 바 있다. 당초 중앙정부는 제주, 인천, 중부, 영남, 호남 등 전국 5개 권역에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를 내놨으나 질병청은 코로나19 환자 발생률 등을 들어 제주를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감염병 전문병원 또한 제주도가 섬인 점을 감안, 특수한 지역·상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섬은 각종 감염병의 유입 가능성이 높은 반면 비상사태에도 외부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 더욱이 치료시설이 부족해 전문가들은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의료체계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보건복지부는 인구가 100만명 정도 돼야 하는 등의 경제적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은 대규모 신종 감염병 발생을 대비해 국민보건과 생명 보호에 있어 최전선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시설이다.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시설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필요성을 인식한 윤석열 당선인까지 공약으로 장담한 만큼 도민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그동안 지역완결형 진료 체계가 갖춰지지 않으면서 도민들의 불만이 컸다. 이 때문에 도민 만족도에 있어 의료서비스분야가 가장 낮은 복지 분야로 인식돼온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단순한 상급종합병원과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넘어 제주도내 전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모아져야 할 때다.

 

<언론인 윤정웅>

 

<본 원고는 제주한라병원의 방침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