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통한 위내시경 검사 시행되면…
코의 수난 시대 (受難時代) - 2
<지난 호에 이어>
우리나라는 과거에는 위암 환자가 아주 많았다. 매운 고추장이나, 곰팡이로 발효시킨 된장을 자주 먹는 식습관 때문이라고도 생각한 적도 있으나,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환자가 많은 탓이었는지, 증례가 많아서 수술도 많이 하고, 치료데이터도 많이 축적되어 위암의 수술은 전 세계에서 치료 성적이 아주 우수하여 치료도 제일 잘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987년에 전 국민 모두가 가입하는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어 보험혜택을 받게 되고,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의 건강보험으로 인하여 이로 인한 생애주기의 건강검진제도, 2년마다의 건강 검진 혜택의 도입은 국민 건강 향상에 지대한 이정표가 되었다. 위내시경 검사도 건강보험 혜택으로 자주하게 되니, 조기위암의 진단도 가능하여 이제는 완치되는 환자가 많아 전 세계적으로 완치율이 제일 높다.
위내시경은 입을 통하여 들어가서 목을 거쳐 식도를 경유하여 위로 들어가게 된다. 초창기의 제품은 내시경의 직경이 굵어서 환자분들이 목에서 느끼는 고통이 심하였다. 점차 의료공학 및 광학 기술의 발전으로 점차 내시경의 굵기가 가늘어져 최신의 내시경은 더욱 가늘어졌다. 초창기의 모델에 비해 요즘에는 위내시경 검사의 고통은 거의 없는 편이다.
필자는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의 신의료기술 전문평가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위내시경의 직경, 굵기는 더욱 가늘어져서 코를 통하여 들어가서 목을 지나, 식도를 지나고 위로 들어가는 위내시경 검사의 신의료기술 여부를 심사한 적이 있다.
신의료기술위원회에서는 코를 통하여 시행하는 위내시경 검사도 인체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다고 심사하였다.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기에 이제는 국민건강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너무 고가의 검사비용이 필요하지 않고, 경제성 평가단계를 통과한다면 모든 사람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코는 위내시경이 코를 지나 목을 지나 식도에 이르게 되는 긴 시간과 위를 관찰하고 살피고, 때로는 위의 조직 검사를 시행하는 동안의 길고 긴 검사시간을 감내해야 한다.
그 때가 온다면 우리의 코는 코로나 검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한 코의 고통이 지속하는 코의 수난 시대가 찾아 올 것 같다.
<이비인후과 양훈식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