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 받으면서 새삼 환자의 고통 느껴…
코의 수난 시대 (受難時代) - 1
아침에 출근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우리 한라병원의 오른 쪽에 위치한 가건물에 위치한 외부검사실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때로는 병원 밖의 택시 정류장까지 이어져 있고, 어느 때에는 병원 옆의 골목에 이르기까지 길게 늘어서 있기도 하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의 행렬이다.
약 2 년 전부터 유행하는 코비드-19 사태로 인해 음성이라는 판정결과가 없으면 병원에 진료나 병문안, 그리고 보호자로서 병실 출입을 엄격히 통제를 받기 때문에 병원에 들어가려면 필요할 때마다 반복해서 검사결과를 제출해야만 한다.
입원 예정인 환자는 물론이고 보호자도 코로나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하니 이때마다 우리 인체에서 고통을 받고 수난받는 부위가 있으니 바로 코이다.
코안 깊숙하게 위치하고 있는 비인강, 즉 코와 목이 만나는 부위에서 시료를 채취해야하니, 가느다랗다고 해도 코 안 깊숙하게 들어가는 플라스틱 재질의 막대기가 자극할 때 눈물이 찔끔나오는, 유쾌하지 못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 때, “많이 아프시지요?” 하는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듣고 싶지만, 겹겹이 입은 방호복 속에서 흐르는 땀으로 얼굴은 물론 마스크도 축축하게 젖어있는 검사하시는 분, 간호사님께 상냥한 미소나 위로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고 사치스런 생각이라 생각하여 말없이 돌아서게 된다. 하루에도 수 백 명 씩 검사하시는 업무에 녹초가 되고 파김치가 되어버린 분에게 오히려 내가 “감사 합니다” 또는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말해야 되지 않았나 생각되어 반성하기도 한다.
필자는 이비인후과의사로서 인플루엔자 유행시기에도 진료 시에 코 안에서 같은 방법으로
인플루엔자 검사를 시행했었고, 이때 코 안에 국소 마취제를 뿌려서 조금은 덜 아팠을지는 몰라도 같은 방법으로 검사하였다, 지난 세월동안 이비인후과에서 연성 내시경을 이용하여 항상 코를 지나 인두, 후두, 그리고 식도 입구부까지 들여다보는 일을 매일 반복해서 진료를 해왔으니, 진료를 할 때마다 검사를 받으시는 분께 고통을 드렸다고 생각되어 요즘에는 새삼 반성하며 지내고 있다.
covid-19 사태에 이르러 직접 검사를 당해보니 환자, 검사를 받으시는 분들의 고통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다. < 다음 호 계속>
이비인후과 양훈식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