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과학의 힘을 믿어보자
제주도, 11월말까지 도내 인구 70% 수준 접종 목표
접종하면 감염 완전히 막진 못해도 중증 악화 예방
안전성 유효성 문제로 일부에선 기피 반응 보이기도
정확한 정보제공과 부작용에 대한 대응 매뉴얼 필요
아스트라제네카, 양센. 화이자, 모더나, 존스앤존슨, 노바백스, 수프트니크V,시노백…. 최근 코로나 관련 뉴스마다 코로나19 백신 종류다. OECD국가 중에는 가장 늦게 우리나라에서도 2월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정부가 내놓은 계획에 의하면 1분기 75만명, 2분기 1,013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복안이다. 제주도도 인플루엔자 유행시기가 돌아오는 올 11월 말까지 도내 인구수(67만4635명)의 70% 수준인 47만2245명(외국인 미포함)에 대한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을 넘어선 가운데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이 백신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나라 일부에서 확산세가 진정국면으로 들어선 것으로 나타나며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예방 주사는 백신(Vaccines) 접종을 의미한다. 백신 접종법은 특정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기 위해 감염 전 예방을 목적으로 항원을 주입하는 것이다. 최초의 백신은 천연두 백신이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익힌 대로 1796년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가 우두 예방접종 환자를 통해 발견했다. 백신이라는 이름도 라틴어로 암소를 의미하는 ‘바카(vacca)’에서 차용한 것이다. 건강한 사람에게 질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균을 주사한다는 것이 지금이야 질병에 대한 예방적 차원에서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당시로서는 설득시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생각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 바로 천연두에 대한 공포였다. 이로 인해 백신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높아졌다. 천연두가 너무나 치명적인 재앙의 씨앗임을 인식한 사람들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코로나19 백신도 면역 효능이 인체 내에 생성되는 다른 백신과 같은 이치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침입하면 몸속의 있는 중화항체, 또는 몸속에서 직접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면역 조절물질을 분비하는 T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제거하게 된다. 이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하게 되는 것이다.
백신의 효과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WHO에서 권고하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유효성 기준은 50% 이상으로 국내 도입 백신들의 효과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참고로 독감 백신의 효과는 60%, 대상포진 백신 효과(60세이상)는 51% 정도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현재 코로나19 극복의 유일한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거부 반응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열, 두통, 주사부위 통증 등 크고 작은 이상반응이 나타나면서 안정성과 유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백신 제조사와의 면책 조항이 공개되지 않은 것도 국민적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다. 실제로 국회미래연구원 조사결과,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등을 걱정하며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접종을 피하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보고된 코로나19 백신의 이상반응이 다른 백신을 사용했을 때 경험한 이상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백신을 접종했다고 하더라도 바이러스 감염을 100% 막아내진 못하지만 국내 도입 백신 모두 중증으로 악화하는 걸 막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행히 최근 백신 접종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인들의 코로나19 백신 신뢰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네이처)가 나왔다. 처음 백신이 나왔을 때 조기개발과 여러 부작용 등으로 접종을 꺼리던 태도에서 적극적으로 접종하겠다는 자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백신여권을 발급해 해외여행 규제 등을 완화해준다는 구상도 나오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의 직장 출근 제한과 입사시 백신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기업까지 등장할 정도다. 모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코로나19의 조기 정복 의지가 다를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보다 접종 시기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속도감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백신 자체의 안전성만큼이나 접종 과정에서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과 부작용 등에 대한 보다 분명한 대처매뉴얼 등이 필요한 이유다. 예컨대 요양기관에 있는 고령자의 경우 백신 접종과 관련성이 없는 사망이 우연히 겹쳐서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경우 사망이나 다른 부작용과 관련한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고, 또 접종 대상자인 국민들과 어떻게 소통할지가 관건이다. 백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집단면역 형성의 장애물로 작용해선 곤란하다. 백신을 통해 천연두는 지구상에서 소멸됐다. 소아마비·디프테리아·백일해·홍역·풍진 등도 백신 접종으로 거의 없어졌다. 장티푸스, 파라장티푸스, 콜레라, 페스트, 결핵, 파상열, 야토병, 포도상구균과 연쇄상구균에 의한 만성 감염증, 파상풍, 독감, 황열, 몇 종류의 뇌염, 로키산홍반열, 발진티푸스, B형간염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도 개발돼 있다. 백신은 감염성 질환에 대항하기 위한 인류의 대들보가 아닐 수 없다.
백신이라는 과학의 영역을 한번 믿어보다. 지금이야말로 오피니언 리더들의 솔선수범과 백신에 대한 투명하고 적극적인 홍보 등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가는데 우리 모두 기꺼이 동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