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변화로 제주에서도 드물게 관측돼 <큰부리밀화부리 >
큰부리밀화부리
Japanese Grosbeak : Eophona personata
동물은 지구에 나타난 이후로 수많은 변화를 거듭했다. 이 변화를 통해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동물이 있는가 하면 멸종 되어 찾아볼 수 없는 동물도 있다. 지구에 서식하는 동물은 살아남기 위해서 서식지나 먹이, 기온 등 주변 환경에 따라 겉모습을 바꾸기도 하고 독특한 행동과 신체 기관으로 발달시켜 살아왔다. 이렇게 동물을 포함한 생물이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에 맞추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진화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동물의
모습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아주 오랫동안 변화된 환경에 맞게 진화하여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다. 새와 곤충의 날개는 날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모양도 비슷하다. 하지만 새의 날개는 앞다리가 변한 것이고 곤충의 날개는 겉껍질이 변해서 생긴 것인데 이렇게 모양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기원이 서로 다른 기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있다.
동물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먹이에 따라 겉모습이나 신체 기관을 다양하게 변화시켰는데, 특히 조류의 경우 먹이를 찾고, 먹는 습성에 따라 부리의 모양이 변한 대표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아주 보기 힘든 새로 주로 이동시기인 봄과 가을에 드물게 관찰할 수 있었는데 최근들어 겨울철에도 극소수가 제주에서 지내는 경우가 간혹 있다. 바로 큰부리밀화부리 이다. 이들은 주로 낮은 산지 낙엽활엽수림에 서식한다. 번식기에는 암수가 짝을 지어 살지만, 번식기가 아닐 때에는 작은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둥지는 나뭇가지 위에 마른가지나 덩굴을 이용하여 밥그릇 모양으로 만들고 5∼7월에 한배에 3∼4개의 알을 낳는다. 한국 북부에서는 보기 드문 여름새이며, 중부 이남에서는 매우 드물게 지나가는 나그네새로 알려져 있으나 제주에서는 겨울철에도 간혹 볼 수 있다. 먹이는 단단한 부리를 이용하여 나무열매나 콩 등을 까서 먹는다. 나방의 고치 속에 들어 있는 유충이나 번데기를 잡아먹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큰부리밀화부리의 두드러진 특징은 색깔의 화려함도 있지만 부리에 있다.
대부분의 새들은 부리가 뾰쪽한 반면 큰부리밀화부리는 다른 새들과 달리 노란 부리가 서로 엇갈려 있다. 먹이를 집어 먹는데 무척 불편할 것 같은데 큰부리밀화부리는 나무열매나 콩등을 주로 먹이로 하는 새라 엇갈린 부리로 콩 등을 까서 먹는데 아주 유리하다. 낙엽활엽수림에서 살면서 떨어진 낙엽사이에서 벌레나 씨를 먹기도 하는데 이 부리를 이용하여 필요 없는 부분은 버리고 먹고자 하는 것만 골라서 먹을 수 있다.
제주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한라수목원에서도 볼 수 가 있다. 아주 드물게 찾아오기는 하지만 새인데 겨울에 한라수목원을 찾았을 때 운좋게 볼 수도 있다. 이들이 제주에서 겨울에 볼 수 있는 이유를 지구의 온난화에 따른 서식 환경의 변화에 따른 영향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하게 한다.
큰부리밀화부리는 몸길이가 23cm이며 날개길이는 11∼12cm정도 이며, 부리길이는 2.5cm정도이고 암수 모두 머리꼭대기와 부리 주위가 짙은 남빛 광택이 나는 검은색이다. 뒷목과 등은 잿빛, 허리와 윗꼬리덮깃은 누런 갈색, 긴 꼬리덮깃과 꼬리깃은 짙은 남빛 광택이 나는 검은색이다. 목 앞과 가슴은 잿빛이고 배 옆쪽은 연한 잿빛을 띤 갈색이며 아래꼬리덮깃은 흰색이다. 무엇보다도 부리는 두껍고 노랗다. 나무에 달려있는 열매나 땅위에 떨어진 나무열매의 딱딱한 껍질을 깨고 속을 꺼내 먹는다.
새들은 먹이를 얻는 방법에 따라 부리의 특징이 나타나는데 물새의 경우 깊은 물에서 먹이를 찾는 새들은 부리가 길게 생겼으며 낮은 물에서 활동하는 새들은 상대적으로 부리가 짧은 편입이다.
좁은 구멍에서 게 등을 먹는 알락꼬리마도요는 아래로 길게 구부러져 있으며, 물속을 휘휘저으며 먹이를 찾는 뒷부리장다리물떼새는 반대로 부리의 끝이 하늘로 올라가 있다.
물속을 잠수하여 먹이를 잡는 가마우지는 날카로우면서 끝이 구부러져있어 한번 잡은 먹이는 놓치지 않고 삼킬 수 있으며, 부리의 모양이 주걱처럼 투툼하게 생긴 저어새는 물속을 휘휘젖다가 물고기가 만져지면 잽싸게 잡아먹는다.
산새의 경우 나무 속을 파서 먹이를 구하는 경우 단단하고 길며 날카로운 딱따구리종류가 있고, 벌레를 잡아먹는 새들인 경우 짧고, 맹금류일 경우 다른 새나 쥐를 잡아먹는 경우에는 아래로 날카롭게 휘어져 먹이를 뜯어먹는데 유리 하다. 새들의 부리 모양은 새들이 생존하기 위해 오랜시간에 걸쳐서 변화된 모습이다. 살아 남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