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기타 주법과 풍성한 하모니 선보여
내 작은 서랍속의 음악 - ‘신중현과 뮤직파워’ 그리고 ‘아름다운 강산’
독특한 기타 주법과 풍성한 하모니 선보여
한국 락음악 역사의 시조격인 신중현은 국내 최초의 락밴드 ‘에드포’를 결성해서 [1집 빗속의 여인]을 발표했었다. 당시 그의 진보적인 시도를 통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여럿 발표했지만, 대중적으로는 히트를 하지 못했었다. 결국 그는 한국을 떠나서 락의 본고장에서의 음악활동을 이어가고자 했었는데,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제작했던 ‘펄시스터즈’의 앨범이 대박을 거두면서 국내에서의 그의 음악활동을 계속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실력 있는 밴드의 리더와 기획자로의 활약을 이어갔었다. 그러나 대마초로 인해, 구속된 신중현은 물고문을 받는 등 고역을 치르다가 정신병원에 감금된 이후에 구치소에 수감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었다고 전해진다.
1979년 12월에 풀려나게 된 신중현은 컴백을 위해 조직한 ‘뮤직파워’와 함께 첫 번째 정규 앨범이자 오늘 소개할 [신중현과 뮤직파워 1집]을 발표한다. 그의 진보적인 성향 탓일까… 이전 락사운드에 디스코 비트를 가미하며 새로운 음악적 스타일을 선보였던 계기가 된 앨범이기도 하다.
당시 암울했던 군부독재 시절 ‘가요정화운동’의 영향으로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되었지만, 그가 결성한 ‘신중현과 뮤직파워’는 9인조로 구성된 화려한 멤버를 바탕으로 기존 형식의 틀을 깨트렸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나 그만의 특징 중 하나인 같은 노래에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는 점을 둘 수 있는데, 그자신이 결성한 밴드는 물론, 인연을 같이하는 가수, 또는 노래가 어울릴만한 가수 등과 다양하면서 새로운 작업을 좋아하는 그의 성격 탓일 것이다. 80년대 말에는 당대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김완선’에게 ‘리듬속의 그 춤을’이라는 곡을 줘서 대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앨범을 살펴보면, 너무나도 유명한 ‘아름다운 강산’이 첫 트랙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은 ‘이선희’의 곡으로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신중현’ 작사 작곡인 곡으로 그가 연주한 기타 인트로가 일품인 명곡이다. 이외에도 ‘미인’, ‘커피한잔’과 같은 너무 유명한 곡들도 수록되어 있어, 꼭 감상해보길 권한다.
그리고 수록곡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곡은 13분대의 긴 러닝 타임을 자랑하는 ‘신중현 힛트곡 메들리’이다. 이 곡에서 두 여성 보컬 ‘김문숙’과 ‘박점미’는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건반과 드럼 파트의 신비스런 조화와 함께, 브라스 파트의 펑키한 그루브는 신중현, 그만의 독특한 기타 주법으로 긴 러닝 타임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템포의 자유스럼과 신랄한 기타 애드립, 무그 사운드, 그리고 여성 보컬 2명의 하모니가 기막히게 표현된 곡이다.
☞유튜브 검색창에 ‘신중현 아름다운강산’을 검색하시고 감상하세요. 항상 볼륨은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