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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텔호슨은 천신만고 끝에 종달새를 손에 넣는데…

제주한라병원 2019. 12. 31. 14:41

이집트 이야기 ⅩⅩⅩⅣ, 말하는 종달새 ⑥



싯텔호슨은 천신만고 끝에 종달새를 손에 넣는데…




싯텔호슨이 단호하게 종달새를 찾아 계속 나아가겠다고 의지를 밝히자 오그레의 큰형은 말했다. “너한테 그것이 매우 중요한 모양이구나.” 그는 싯텔호슨에게 공 하나와 라켓을 하나 주었다. “이 라켓으로 공을 친 후 그 공이 가는 곳으로 가거라. 그러면 긴 머리를 가진 여장부 ‘움 이쉬 아오르’의 궁전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그는 또 여러 가지 유의사항에 대해서도 말해 주었다. 그녀는 그가 알려준 대로 라켓으로 공을 치고서는 그 공이 날아가는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며칠 후 긴 머리를 한 여장부 움 이쉬 아오르의 정원에 도착한 그녀는 오빠가 앞서 한 것처럼 양을 잡아 사자와 개에게 그 고기를 나눠 주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그녀는 새장 밖으로 나와 앉아 있는 종달새와 돌로 변한 오빠가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천신만고 끝에 종달새와 돌로 변한 오빠가 있는 여장부의 정원에 도착한 그녀에게 종달새가 말했다. “너는 싯텔호슨이구나. 너의 아버지는 왕이야. 그리고 너의 어머니는 …….” 그녀는 종달새의 말에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종달새는 마침내 지쳐서 말했다. “아휴, 피곤해! 누가 나에게 말해 주는 사람이 없을까? 아무도 없을까, 아무도 없을까…….”


그녀는 그녀의 오빠와 달리 끝까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지쳐 버린 종달새가 새장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는 얼른 새장 문을 닫고 잠궈 버렸다. 


그 순간 돌로 변했던 모든 사람들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싯텔호슨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 모두 자기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무함마드와 여동생이 성 밖으로 나오자 백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둘은 백마에 올라타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집으로 돌아왔다. 


종달새는 무함마드와 싯텔호슨에게 부모님이 누구인지, 그리고 남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부 말해 주었다. “파티를 여십시오. 그리고 왕에게 모든 대신들과 모든 군인들과 모든 주민들을 초대해 달라고 부탁하십시오.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산파와 두 이모도 함께요.”


무함마드는 종달새가 시킨 대로 파티를 열어 모든 사람들을 초대했다. 왕은 물론 개와 고양이까지도 파티장에 왔다. 이윽고 파티가 시작되려 하자 왕은 무함마드에게 물었다. 


“이 파티는 누구를 위한 파티이냐?”

“이 종달새를 위한 파티이옵니다.”

무함마드가 종달새를 가리키자 종달새는 말했다.

“평화가 당신께 임하소서. 폐하”

“참으로 신기한 종달새로구나. 말을 하다니…….”


종달새는 또 말했다. 고양이와 개를 가리키며 “이것들은 무엇이옵니까? 폐하.”

왕이 대답했다.

“신의 뜻으로 왕비가 낳은 아기들이니라. 종달새야.”

“폐하께서는 속으셨습니다. 제가 진실을 밝혀 드리겠습니다. 산파를 데려 오너라!”


종달새가 소리치니 하인들이 곧 벌벌 떨고 있는 늙은 산파를 데려왔다. 그녀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 있었다. 산파는 무함마드 남매를 보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내가 아니야. 내가 아니란 말이에요. 저 이모들이 시켜서 아기 남매 대신에 개와 고양이를 요람에 넣어 놓은 거예요.”


왕은 산파의 실토를 듣고서 격분했다. “신께 맹세코 저 노파와 이모들을 불에 태워 벌하리라.” 왕은 곧 명령을 내려 노파와 이모를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화형에 처했다. 


아무리 형제자매간이더라도 탐욕에 눈이 멀면 질투와 음모를 낳기도 한다. 세 자매 중 막내가 왕비가 된 후 아름다운 왕자와 공주 쌍둥이를 낳자 시기, 질투, 분노의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 두 언니가 벌인 악행은 이렇게 벌을 받음으로써 막을 내렸다.


왕은 궁 밖으로 쫓겨났던 왕비를 다시 불러 들였고, 자신들의 친아버지와 친어머니를 되찾은 무함마드와 싯텔호슨 남매 역시 궁궐로 들어가 왕자와 공주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