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의 조언에도 무함마드는 돌이 되고 마는데…
이집트 이야기 ⅩⅩⅩⅢ, 말하는 종달새 ⑤
백마의 조언에도 무함마드는 돌이 되고 마는데…
무함마드는 한마디라도 말을 하면 안 된다는 백마의 조언대로 하겠노라고 약속했다. 그가 정원에 들어서자 나무들과 장미들이 말했다. “안녕, 무함마드!” 무함마드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관문을 무사히 지나 마침내 긴 머리의 여장부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주변을 돌아보니 많은 인간들의 석상이 있었다. 모두 다 종달새를 구하러 왔다가 침묵을 지키는데 실패한 사람들이란 것을 직감했다.
무함마드를 본 여장부가 다가와 말했다. “무함마드,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나는 당신이 왜 왔는지 알고 있답니다. 나는 또 당신의 이모들이 당신과 여동생에게 어떻게 했는지도 알고 있지요.”
무함마드는 아무런 대꾸 없이 뚜벅뚜벅 여장부의 정원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그곳에 있는 대리석 제단 위에는 황금 새장이 하나 놓여 있었다. 말하는 종달새는 열려진 새장 문 밖에 앉아 있었다. 무함마드를 보더니 종달새가 말했다. “무함마드, 너의 아버지는 왕이지.” 무함마드는 종달새의 충격적인 말에 대꾸하고 싶은 충동이 솟아올랐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러자 이번엔 종달새가 쉬지 않고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아휴, 피곤해! 누가 나에게 말해 주는 사람이 없을까? 누가 나에게 ‘쉬어라!’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없을까? 누가 나에게 ‘자거라!’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없을까? 아무도 없을까? 아무도 없을까, 아무도 없을까…….” “조용히 좀 할 수 없니? 좀 자거라. 종달새야.” 무함마드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입을 열고 말았다. 그 순간 무함마드는 돌이 되었다.
한편 집에서 오빠를 기다리고 있던 싯텔호슨은 오빠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남장을 한 후 집을 떠나 걷고 또 걸었다. 한참을 걷는데 거대한 구름이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그 구름은 점점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오그레 형제 중 막내로 변했다. 그녀는 그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평화가 당신에게 임하기를. 오그레님!”
오그레는 그녀의 인사를 받고 말했다. “만약 네가 인사를 먼저 하지 않았다면 너를 으드득 으드득 깨물어 먹었을 것이다. 그래,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느냐?”
“말하는 종달새를 찾으러 왔습니다.” 그녀가 대답했다.
“젊은 아가씨. 지금이라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때? 아직 죽기엔 어린 것 같은데 말야.” 오그레가 빈정대듯이 말했다.
“아니에요, 나는 절대 돌아갈 수 없어요.” 오그레는 그녀의 결심이 단호하다는 것을 알았다.
“결의가 굳구나. 좋다, 길을 알려 주마. 이 길로 계속 쭉 가거라. 그러면 나의 형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나의 형은 나보다 하루 먼저 태어났으나 지식은 일 년을 앞섰다.”
싯텔호슨은 오그레가 알려 준 대로 계속 길을 가다가 오그레의 형을 만났다. “평화가 당신에게 임하기를. 오그레님!”
“만약 네가 인사를 먼저 하지 않았다면 나는 너를 산 채로 잡아먹었을 것이다. 그래 너는 무엇을 원하느냐?”
“저는 말하는 종달새의 나라에 가고 싶어요.”
그는 동생 오그레가 말한 것처럼 돌아가라고 말했으나 이내 그녀의 결심이 단호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 그렇다면 이 길로 계속 가거라. 그러면 우리의 큰형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는 나보다 하루 먼저 태어났으나 지식은 나보다 일 년을 앞섰다.”
그녀는 계속해서 길을 가다가 오그레의 큰형을 만나게 되었다. “평화가 당신에게 임하기를. 오그레님.”
그도 동생들과 비슷하게 대답했다. “만약 네가 먼저 인사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너를 한 입에 삼켜 버렸을 것이다. 그래 무슨 일로 왔지?”
“저는 종달새의 나라에 가는 중이에요.”
오그레의 큰형 역시 돌아가라고 말렸지만 그녀의 결심은 단호했다. “저는 길을 가다가 죽는 한이 있어도 돌아가지 않겠어요. 그러니 길을 알려 주세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