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매거진/내서랍속의음악

추억 들국화 ‘머리에 꽃을’

제주한라병원 2019. 2. 25. 16:38

내작은 서랍속의 음악- 추억 들국화 ‘머리에 꽃을’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한국 대중 음악사를 얘기 할 때, 많은 논란의 중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인권을 빼놓을 수 없다. 록의 전설인 그의 최고 전성기의 시작은 1979년부터 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어벤저스급 멤버 구성인 전인권, 강인원, 나동민, 이주원 이들 네명은 의기투합하여 ‘따로 또 같이’라는 팀명으로 앨범을 발표한다.


이 앨범은 성공을 거두었으나, 개개인의 개성이 강한 탓인지 이 후 전인권은 팀을 탈퇴하여, 개인적인 음악활동을 한다. 좀 더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음악적으로 교감을 하게 된 허성욱, 최성원과의 만남으로 80년대 국내 음악계를 발칵 뒤집은 밴드 ‘들국화’로 대중에게 돌아온다.


들국화의 성공은 전인권으로 귀결되었고, 이 앨범을 발표한 1987년 까지 최고의 선구자적인 위치에서 제 1의 전성기를 누린다. 그런 그의 음악적 동료이자 조력자로서 오늘날의 전인권을 있게한 이가 바로 허성욱이라 할 수 있겠다.


3집을 끝으로 들국화는 해체를 하게 되었고, 들국화의 끈을 놓지 못한 전인권과 허성욱은 오늘 소개 할 앨범인 ‘추억들국화’라는 이름으로 팬들에게 돌아온다 (팬들의 아쉬움은 달래지는 듯 했으나, 팬들의 갈증은 오히려 더 심해짐). 결국 90년대 중반쯤 팬들의 바램대로 들국화는 재결성을 하려했으나, 허성욱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또 한 번의 재결성 노력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드러머 주찬권의 돌연사로 인하여 영원히 무산되고 만다. 이제는 그들의 새노래를 들어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귓가를 맴돈다.

 

이 앨범은 노래하는 전인권과 건반을 연주하는 허성욱의 작품이다. 그 둘은 들국화로의 회귀를 뜻하는 ‘추억들국화’라는 팀명으로 앨범을 발표한다. 앨범 작업에 세션으로 참석한 이가 들국화의 멤버(기타 : 최구희, 베이스:최성원, 드럼:주찬권)들이였으니 말이다.


수록곡을 살펴보면, 시작을 알리는 느낌의 ‘북소리’, 원곡을 뛰어넘는 번안곡 ‘사랑한 후에’, 전인권, 허성욱의 화음이 절정을 이루는 ‘머리에 꽃을’, 무심한 듯 무심하지 않은 ‘여자’, 노래하는 이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유’, 또다시 둘의 화음이 어우러지는 김상배의 ‘날이 갈수록’, 함춘호와 최구희의 주거니 받거니하는 기타연주가 일품인 ‘어떤...가을’, 끝으로 80년대 운동권 애창곡이었던 작자미상의 ‘사노라면’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모두 8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창작곡과 리매이크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사랑한 후에’는 영국가수 ‘알스튜어트’의 곡 ‘베르사이유 궁전’이라는 노래에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썼다는 전인권의 글은 이 노래에 애절함이 물씬 묻어난다.

 

‘추억들국화’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이 음반은 8곡 모두 불후의 명곡으로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능하다면 순서대로 40여분간의 시간을 투자하여 전곡을 감상해 보길 추천 해 본다. 디지털 싱글만 발매되는 요즘 음악 시장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이유는 이런 앨범이 발매되지 않는 이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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