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질병포커스

신생아 피부 약해 잦은 발진에 세심한 주의 필요

제주한라병원 2018. 5. 2. 09:45

신생아 피부 약해 잦은 발진에 세심한 주의 필요



생후 한 달 된 우리 아기 건강점검 ②


생후 2주가 지나가면서 붓기도 빠지고 생리적으로 생겼던 황달도 지나간 뒤 슬슬 천사 같은 아기 피부를 만지면서 감탄할 무렵, 얼굴과 목, 몸통에 울긋불긋하기도 하고 물집처럼 보이기도 하는 뭔가가 자꾸 생기기 시작합니다. 검색해 보면 '태열'이라는 말과 함께 '자연스러운 과정' 이라는 말이 많이 보이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우리 아기의 피부 모습이 인터넷에서 설명하는 다른 아이들의 사진과는 뭔가 달라 보이고 더 심각해 보이기만 하지요. 이게 아토피 아닌가? 혹시 나쁜 전염병에 걸린 건 아닐까? 가뜩이나 요즈음 밤에 자꾸 깨서 울기 시작하는데.
바쁜 진료시간에 미처 설명할 시간이 없어 소아청소년과 선생님들조차 '태열'이라는 용어를 혼용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의학에서는 '태열'이라는 질환은 없습니다. 이 시기의 아기에게 나타나는 피부의 모습은 다음 중 하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굳이 이를 구분해서 진단을 붙이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가 없는’ 공통적인 특징 때문일 것입니다.
 
신생아여드름 (neonatal acne)
건강한 신생아의 약 20%에서 발생하며, 생후 2주경 발생하여 3개월 이내에 보통 사라집니다. 신생아기에 일시적으로 피지 분비가 왕성한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진균도 발생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마, 뺨, 콧등에 염증성 구진(좁쌀처럼 튀어나온 발진) 형태로 나타나며, 대부분은 생후 3개월 이내에 자연적으로 소실되므로 치료가 필요 없습니다.
다만,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여드름의 크기가 크거나 융합되는 형태, 양 볼에 국한된 모습이라면 다른 감염 질환 및 아토피피부염 등과의 감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비립종 (좁쌀종, milia)
비립종은 하얀색 케라틴 물질로 차있는 낭종입니다. 출생시부터 있거나 수 일 뒤에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주로 얼굴, 특히 코 부위에 많이 생기며 일부 입천장이나 잇몸에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진주종(Ebstein’s pearl, Bohn’s nodule)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은 4주 이내에 자연적으로 없어지게 됩니다. 짜기에 좋게 생겼지만 억지로 짜내려고 하면 오히려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지루피부염 (seborrheic dermatitis)
지루피부염은 피지선의 활동 및 박테리아와 효모균이 관여되어 있고, 낮은 온도 및 건조한 기후가 원인이라는 추측은 있지만 아직 그 기전이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붉게 융기된 피부 위에 기름기가 있는 노란 비늘(인설)이 특징이며 가려움증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눈썹, 코, 이마 및 두피, 외이도, 귀 뒤 등 피지선 분포가 많은 곳에 주로 생기며, 특히 귀에서 생긴 지루피부염은 ‘귀에서 진물이 나온다’고 하며 외이도염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기나 성인에게 생긴 지루피부염과는 달리, 신생아기 발생시에는 대개 3개월 이전, 늦어도 돌 전에는 자연적으로 없어지므로 적극적인 약물 치료보다는 베이비 오일이나 보습제로 관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정도가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농도가 낮은 스테로이드를 단기간 사용하기도 합니다. 
 
 
콧소리가심해졌어요
이 또한 상당수의 부모들을 괴롭히는 현상 중 하나일 것입니다. 보통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는 잘 알아채지 못하다가 집에서 아기와 함께 본격적으로 같이 생활을 하게 되면 더욱 걱정스러운 것이 ‘콧소리’인데, 들리는 소리도 다양합니다. ‘가래소리’, ‘코고는 소리’, ‘컥컥대는 소리’, ‘숨막힌 듯한 모습’ 등으로 표현되는데, 역시 대부분 ‘시간이 약’인 경우가 많습니다. 코를 꽉 막고 있는 하얗고 찐득하게 덩어리진 분비물(코딱지)을 끄집어내주면 좀 더 편안하게 숨쉬는 아기를 보면서 뿌듯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조치가 될 수 없습니다. 대부분 이 시기에는 신생아들의 비강이 구조적으로 좁기 때문에, 입으로 빨아주는 간이 흡입기나 면봉으로 청소를 열심히 해 주어도 한계가 있으며, 오로지 아기가 성장해야 개선되는 요소입니다. 오히려 비강 내에 직접적인 물리적 자극을 반복적으로 가하면 점막이 붓게 되어 코막힘이 더 심해질 수 있기에, 소아과를 찾게 되면 ‘식염수 첨가’, ‘습도 관리’ 등으로 지켜 보자는 답변을 자주 들을 것입니다. 답답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현상이며, 영아 산통처럼 아기가 자라기 위해 부모와 함께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단순히 코막힘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콧물이 줄줄 흐르거나 호흡이 빨라지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면 얘기는 다릅니다. 바깥활동을 하는 손위형제가 있는 경우는 특히 그러한데, 위의 아이가 감기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호흡기 바이러스의 매개 역할은 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증상이 보이는 경우에는 내원하여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이동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