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조 ‘까치’ 유해조수로 전락 … 해마다 집중 포획
제주의 새이야기 까치 Eurasian Magpie (Pica pica) - 2
길조 ‘까치’ 유해조수로 전락 … 해마다 집중 포획
까치처럼 외래 생물은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본래의 서식 환경에서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많은 동식물이 고의로든 우연히든 간에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지면서 농업이나 재래종의 서식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래 생물로 인한 피해가 세계적으로 수천억 달러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를 보드래도 앞으로는 간과해서는 안되는 좋은 교훈이 아닐까 한다. ‘나라새’는 애조사상(愛鳥思想)을 고취하며 민족을 상징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까치는 우리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살아온 친근한 새 가운데 하나이며 사람이 살지 않는 오지나 깊은 산에서는 까치를 찾아볼 수가 없다. 까치는 사람이 심어준 나무에 둥지를 틀고, 사람이 지은 낱알과 과일을 먹으며, 심지어 사람 흉내까지 내기도 한다. 사람을 가까이하며 학습이나 모방까지 잘 하는 지능이 높은 새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까치를 까마귀와 함께 잡새로 여긴다고도 한다.
길조로 알려져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까치가 현재는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산림 개발 및 도시화를 통해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지면서 까치의 천적이던 맹금류의 수가 줄어들어 번식력이 좋은 까치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된 데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새들은 봄, 여름에 나무의 유해 곤충을 잡아먹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는 하지만 딸기, 감귤, 등의 과실을 쪼아 먹어 농작물 피해를 발생시키기도 하고, 비닐하우스를 쪼아 구멍을 뚫어놓는 등 다양한 형태의 재산피해를 야기하고 있는데 까치들의 경우에는 피해의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까치들에 의한 피해를 줄여보고자 다각적인 연구 및 제품(포획틀, 기피 약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학습능력이 좋은 까치들은 한 두번 접하면 이를 빨리 알아채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봉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농작물의 재배시기에 따라 까치를 유해 조수로 분류하여 해마다 포획하고 있어 더 이상 길조로 사랑받던 새의 위상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