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바라기센터

미투#MeToo 목소리에 이제는 사회가 대답할 차례

제주한라병원 2018. 3. 29. 14:05

미투#MeToo 목소리에 이제는 사회가 대답할 차례
가해자 알수록 신고 두려워...위드유#With you로 치유


  최근 서지현 검사와 최영미 시인의 폭로로 인해 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각종 언론매체 및 연구기관에서 사람들은 ‘성범죄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지만 내 주변에는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인식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성범죄는 성차별적 사회구조, 가부장적 사회통념 등 우리 사회 구조에 의한 범죄로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제주해바라기센터 통계자료에 따르면 성폭력 신고접수가 2015년 482건, 2016년 444건, 2017년 535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017년도 자료 중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유형을 살펴보면 신고자 535명 중 아는 사람(가족·연인·직장동료·이웃 지인)에 의한 성폭력이 213명(39.8%)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비율이 다소 높은 이유는 제주에 관광 및 업무·행사 참여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유형에 따른 신고지연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더니 피해자들은 평균적으로 성폭력 사건이 발생 후 169일 후에 사건을 신고·접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 중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인 경우는 사건 발생 후 평균 289일 후,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인 경우는 평균 82일 이후에 사건을 신고·접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인에 의한 피해 시 사건 신고이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요인을 고려하느라 신고접수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진다.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신고접수 후에도 제주의 좁은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피해 사실이 주변에 퍼질 것을 우려하여 피해자로서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심리적·수사·법률적·의료적 서비스 지원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성범죄에 대한 예방과 대처를 위해서는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국가 차원에서 피해자가 사실관계를 알려도 가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처벌을 받는 ‘명예훼손’에 대한 법 개정이 필요하고, 무고죄 남용 등 문제제기를 가로막는 관련법 정비가 이루어져야한다. 둘째, 기관과 조직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피해자가 사건 전과 동일하게 기관과 조직에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보호조치에 힘써야 한다. 셋째, 가족 등 주변인은 피해자의 지지자로서의 구체적인 역할을 살펴보고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최근 성폭력에 대한 패러다임은 서지현 검사의 주변인 임은정 검사의 ‘미투(#MeToo)’ 폭로 합류처럼 사회적 행동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사회를 변화를 도모하는 미투 운동의 불씨가 사그러들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인식 개선과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 아울러 미투(#MeToo) 운동과 함께 성폭력 목격 시 방관하지 않고 나부터 즉각적으로 성범죄 행위를 막겠다는 ‘미퍼스트(#MeFirst)’ 운동을 함께 추진하고, 피해자를 위한 적극적 지원체계 마련 및 체계적인 폭력예방교육 프로그램과 더불어 보호자·주변인 역할로서 ‘위드유(#WithYou)’가 치유의 핵심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공공기관의 폭력예방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성폭력·가정폭력·성희롱 예방 전문강사를 양성하고, 도내 전문 강사 풀을 확보하여 보다 전문적 교육 제공을 통해 폭력예방에 대한 인식개선과 함께 예방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가족부 폭력예방교육 실태조사(2016) 결과에서도 예방교육을 통해 폭력에 대한 인식 및 관련 법률 이해도가 증가됨을 보고하며 예방교육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제주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피해자 통합지원센터로 2015년 개소하여 365일 24시간 상담·의료·법률·수사지원을 one-Stop으로 제공하며, 위기상황 대처 및 재피해 예방, 개입이 필요한 대상자에 대하여 의학적 진단 및 평가·치료를 하고 있다. 아울러 성폭력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가 센터에 상주하여 사건 발생 초기부터 수사·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함께 하며 피해자를 보호·대변하며 전문적 법률지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해 제주해바라기센터는 #Metoo와 같은 사회적 움직임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2016년부터 유명인사인 최수종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그의 긍정적 이미지를 활용한 라디오와 TV 공익광고를 통해 성폭력 인식개선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디지털 성폭력, 데이트 성폭력 등의 증가 추세를 반영하여 뉴미디어에 가장 밀접한 대상인 대학생을 홍보 서포터즈로 위촉하여 안전한 성문화 정착과 성폭력 감수성 증대 및 인식전환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보호자 및 주변인들이 사건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치유 및 가족내 역할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충하였으며, 그들의 편의를 고려하여 야간 및 주말까지 확대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본 센터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좀 더 마음 편하게 신고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전문적 지원을 통해 치유의 과정을 한결 안전하고 편안하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피해자 중심의 지원서비스와 편의증진이 2017년도 센터 이용자 중 82%가 만족감을 느끼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제주해바라기센터는 통합 지원 시스템을 통해 피해자의 안전한 사회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센터의 노력만으로 제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과 관련한 많은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도민들은 성과 관련한 문제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때 제주특별자치도가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지역사회안전망이 구축될 것이라 생각된다.